[이슈+] 방탄소년단도 기생충도…코로나19 장기화에 하늘길 묶인 한류 '직격탄'

입력 2020-02-29 08:43
수정 2020-02-29 10: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류 열풍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룹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영화 '기생충'에 이르는 K-컬쳐 열풍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계속 늘면서 해외 공연, 촬영 등을 앞둔 스타들의 하늘길이 묶인 상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발 여행객 입국 시 조치를 하는 나라는 모두 50곳에 이른다. 유엔 회원국(193개국) 기준으로 전 세계 4분의 1 이상의 국가에서 한국인을 쉽사리 들이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인에 대해 전면적 혹은 부분적 입국 금지를 하는 국가는 25곳으로,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의 섬나라인 코모로가 추가됐다.

입국 절차를 강화한 나라도 25곳으로, 크로아티아와 아이슬란드, 우크라이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 전날보다 4곳이 늘었다.


홍콩은 14일 이내 한국 방문한 비홍콩인의 입경을 금지했고 대만 또한 한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외국인은 14일간 자가 격리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국내 연예계에서 해외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면, 한국인 입국 제한국이 늘어나면서 상대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예기치 않은 일들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투어 공연이 일상인 가요계 관계자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K팝 일선에서 활동하는 그룹들은 예정된 아시아 투어 일정을 '올스톱'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도쿄돔 콘서트, 서울 콘서트는 무산됐고, 레드벨벳도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을 연기하기로 했다. 동방신기 또한 일본 데뷔 15 주년을 맞이한 팬 이벤트를 연기했고, 세븐틴도 월드 투어를 취소했다.


특히 최근 컴백한 방탄소년단 또한 오는 4월 개최할 예정이었던 월드투어 서울 콘서트를 취소했다.

소속사 빅히트 측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현재 4월 공연 시점의 감염병 확산 상황이 예측 불가능하고, 공연 인력과 장비 등 국가 간 이동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라며 공식입장을 냈다.

이어 "20만 관람객과 아티스트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고, 만에 하나 공연일에 임박하여 취소해야 할 경우 해외 관람객 및 공연 관련 업체, 스태프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불가피하게 공연 일정을 1개월여 앞둔 지금 시점에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연 관계자들은 "당분간 모든 공연들이 미뤄지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해외 로케이션이 많은 영화계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정민, 현빈은 임순례 감독의 영화 '교섭'의 촬영을 위해 요르단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요르단 외교부는 14일 이내 한국 방문 외국인에게 입국금지 조치를 내려 '교섭' 팀의 입국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여행 프로그램 등 촬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SBS '정글의 법칙' 측은 "한국인이 코로나19 전파자가 될까 출연자, 스태프 열체크 등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KBS2 음악 방송 '뮤직뱅크'는 다음달 열리는 두바이 공연 연기를 검토 중이다. 제작진은 "공연 취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50명에 달하는 공연단 중 1명이라도 두바이 입국 후 발열반응이 나타나면 공연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연 추진 리스크가 너무 커 중단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K-팝 등 한류 열풍이 주춤해질까 연예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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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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