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버진 갤럭틱도 못 피한 '코로나 공포'…주가 폭락

입력 2020-02-28 11:00
수정 2020-03-29 00:32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여행사 버진 갤럭틱의 주가가 다시 주저앉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뉴욕증시가 폭락장을 맞으면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12.81% 하락한 주당 6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0일 다우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폭락세를 시작한 이후에도 2일가량 동안은 주가 방어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9일 처음으로 900달러를 넘긴 주당 917.42달러를 기록한 뒤 6거래일 만에 26%나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가 600달러대를 기록한 건 지난달 31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 21일 종가기준 1650억달러(약 200조원)가량이었으나 이날 1250억달러(약 151조6000억원)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에 한화로 50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증발한 것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버진 갤럭틱 주식은 전날에 비해 23.4% 하락한 주당 21.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버진 갤럭틱 주가는 전날인 26일에도 9.6% 하락했다. 버진 갤럭틱도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지난 19일 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주당 37.35달러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 6거래일 만에 41.2% 폭락했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해 12월 이후 이달까지 주가가 약 430% 뛰면서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전문가들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블루오리진 등 경쟁사가 아직 비상장사인 상황 때문에 민간 우주여행 산업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이 버진 갤럭틱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C 등 주요 외신들 사이에서는 버진 갤럭틱이 '테슬라를 대체할 만한 초대박 주식'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다만 이날 버진 갤럭틱의 주가 하락은 코로나19 여파 때문만은 아니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가 이날 동시에 버진 갤럭틱 주식에 대한 전망을 하향한 것이 주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두 은행의 시장 분석가들은 이날 각각 버진 갤럭틱 주식에 대해 "과대 평가됐으며 투자자들은 매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