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에…페북 등 잇따라 행사 취소

입력 2020-02-28 10:26
수정 2020-03-29 00:32

글로벌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잇따라 주요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회사인 페이스북은 연례 개발자 행사 'F8'을 개최하지 않기로 했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워치스 앤드 원더스' 시계 박람회도 취소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우려로 오는 5월 초 개최 예정이었던 연례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 F8을 열지 않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힘든 결정이었다"며 "F8은 페이스북으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이벤트지만 개발자와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했다.

F8은 페이스북과 관련된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사업가들이 참석하는 연례 행사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새로운 기능이나 중요한 내용 등이 발표되는 자리다. 올해 행사는 5월 5∼6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의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오는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워치스 앤드 원더스' 시계 박람회도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일정을 취소했다. 박람회 측은 성명에서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당초 4월 25∼29일 계획됐던 이 행사에는 카르티에, IWC 같은 유명 시계 브랜드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이탈리아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의 루이스 카밀레리 CEO는 다음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 불참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라리 대변인은 다음달 3일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 카밀레리 CEO 대신 마케팅과 디자인, 기술 분야 담당자 3명이 참석한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다만 카밀레리 CEO의 불참은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에 결정된 사안이라고 했다.

유럽 최대 항공그룹인 에어프랑스-KLM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타격에 고강도 비용 절감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프랑스 일간 레제코와 AFP통신에 따르면 에어프랑스는 당분간 회사 운영에 필수적인 부문을 제외하고는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에어프랑스는 또 기술과 설비투자에 대한 기존 계획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불필요한 출장과 외부 컨설팅을 자제하라는 공문도 전 부서에 하달했다. 스티븐 자트 에어프랑스 재무이사는 "중국·아시아 노선뿐 아니라 전체 노선에서 예약 취소가 속출하면서 지난주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날 에어프랑스가 지상직을 위주로 2022년까지 1500명 감원을 추진한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회사 측은 노조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 확인을 거부했다. 에어프랑스의 총 직원은 2018년 기준 4만50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지상직은 2만9000여 명이다.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중국 노선 등의 운항을 잇달아 중단했다. 오는 4월부터 점진적으로 운항이 정상화되는 상황을 가정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업이익 손실이 2~4월에 최대 2억유로(약 26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에어프랑스-KLM은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제1 항공사들이 2004년 합병하면서 탄생한 유럽 최대 항공그룹으로, 중국 노선이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20일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항공사들의 올해 매출이 293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