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 매맷값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2·20 부동산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이 늘어난 수원과 안양 등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인천을 비롯해 다른 수도권 지역에서는 오히려 오름세를 키우고 있다.
27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24일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40% 올라 지난주(0.3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이후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던 인천 지역 집값은 2·20 대책 시행 직후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건설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연수구(1.06%)의 집값 상승세가 커졌다. 송도동은 연수구 내에는 신규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 부평구(0.25%)는 재개발 이슈가 있는 삼산·산곡동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
인천에는 2·20 대책 이후 규제가 강화된 수원·안양 등을 대신할 수도권 비규제지역 투자처를 찾는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청라동의 '청라 한신 더휴 호수공원'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이달 중순 최고 6억8698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호가가 최고 7억9000만원까지 뛰었다. 서구 가정동의 '루원 SK리더스뷰 1차' 전용 84㎡ 분양권 가격도 이달 초까지만 해도 5억원 초반대를 오르내렸지만 현재는 호가가 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 정도 올라 6억원대를 넘었다.
경기도에서도 전주(0.42%) 보다 이번주(0.44%)에 상승폭이 커졌다. 규제를 피하려는 막차 수요가 화성, 시흥 등 경기 내 다른 지역으로도 퍼지고 있어서다. 화성시(1.07%)는 동탄신도시와 GTX-A 노선 개발 호재가 기대감 있는 지역 위주로 아파트 값이 많이 뛰었다. 청계동에서는 최근 '동탄역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가 10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는 등 집값 강세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반면 수용성을 비롯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안양에서는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수원(1.81% → 1.56%)·용인(0.76% → 0.67%)·안양(0.44% → 0.41%) 등은 관망세가 짙어지면 상승폭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감정원 관계자는 "2·20 대책의 영향이 통계에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도 10주 연속 상승세가 멈추거나 둔화하며 이번 주에는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집값은 6주째 내리는 중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와 강남구 대치 '은마아파트' 등에서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일부 호가가 상승한 단지도 있지만, 대부분 아파트는 매수 수요가 크게 줄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전셋값은 오히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올라 지난주(0.04%) 상승폭을 유지했다. 다음달 이주를 시작하는 재건축 단지인 '청담삼익아파트'가 있는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0.10% 상승했다. 서초구(0.07%)도 높은 변동폭을 보였다.
매매값이 많이 오른 인천은 전세가격도 동반 상승을 보였다. 송도동 대단지 위주로 연수구(0.56%)가 많이 뛰었고, 중구(0.31%)도 신규 입주 마무리되는 영종도 내 운서·중산동 위주로 오르는 중이다. 부평구(0.29%)는 산곡동 등 7호선 연장 예정지 인근 위주로 상승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