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적용 피한 원베일리…"서울시 TF팀 도움 컸다"

입력 2020-02-27 17:08
수정 2020-10-21 15:55

지난해 10월 정비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이슈가 있었다. 서울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사진) 재건축조합이 일반분양분을 통매각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요구하는 분양가격으로도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든 마당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 추가 인하가 불가피해지자 찾은 고육지책이었다.

당시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던 이 조합은 지난해 12월 돌연 통매각을 포기하고 선분양으로 돌아섰다. 김석중 조합장은 27일 기자와 만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절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결론 내고 찾은 방법이 통매각이었으나 비판의 목소리가 많아 접었다”며 “선분양으로 뒤늦게 돌아섰는데도 예상보다 6개월이나 일정을 당긴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원베일리 재건축은 기존 2433가구를 허물고 최고 35층 높이로 2990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 바로 옆이어서 ‘차세대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오는 4월 9일 관리처분총회를 열고 15일 분양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일정을 추진 중이다.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4월 28일) 내 입주자모집공고가 확실시된다.

김 조합장은 “통매각을 포기한 뒤 서울시 태스크포스(TF)와 서초구청에 지원을 요청했고,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일정이 진척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지난 5일 구조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신청 15일 만이다. 21일에는 굴토심의를 넘었다. 통상 넉 달가량 걸리는 과정을 한 달도 안 돼 끝냈다. 이 TF는 관리처분을 끝낸 정비사업단지의 빠른 진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신설된 조직이다.

김 조합장은 사업 일정에 대한 서울시의 코디네이터 역할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도 조합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조직은 있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인허가에 대한 지원”이라며 “인허가 관련 부서와 사전 협의를 할 수 있도록 TF가 현장실무에 관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 덕분에 획기적인 단축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주무관청인 서초구청도 정상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구내에서 유일하게 상한제를 피해가는 단지인 만큼 조은희 구청장이 가능한 행정적 지원을 특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조합장은 “서초구의 선제적인 도움 덕분에 통상 60일 정도 걸리는 사업시행변경 인가를 30일만에 끝내고 남은 제반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베일리가 명실상부한 최고급 아파트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스카이브리지, 커튼월 외관, 특화 조경 등을 적용해 최고급으로 짓는다.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았다. 그는 “입지 자체의 가치가 워낙 뛰어난 데다 자재 설계 모두 지금까지 없던 수준”이라며 “주거의 문화트렌드가 완전히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유정/배정철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