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GLC, 단단한 주행감 자랑…"추워"하자 자동히터

입력 2020-02-28 17:28
수정 2020-02-29 01:51
외모는 단정하지만 성격은 야성적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GLC 부분변경 모델(사진) 얘기다. GLC는 벤츠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BMW의 X3, X4와 경쟁하는 모델이다. 크기는 △길이 4670㎜ △폭 1900㎜ △높이 1640㎜다. 국산 차와 비교하면 현대자동차 중형 SUV 싼타페보다 조금 작다.

GLC의 첫 인상은 단정함이었다. 전면 그릴을 가로지르는 크롬재질 선과 그릴 중앙에 있는 벤츠의 상징 ‘삼각별’은 이전과 같다. 지붕에서 후면부로 이어지는 유연한 선도 바뀌지 않았다. 대신 직전 모델에 비해 전조등(헤드램프)이 조금 더 날렵하게 바뀌었다.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램프가 장착됐기 때문이란 게 벤츠의 설명이다.

내부 디자인은 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 및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장비) 기기를 중심으로 바뀌었다. 아날로그 계기판은 디지털 계기판으로 교체됐다. 중앙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8.4인치에서 12.8인치로 넓어졌다. 벤츠의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도 장착됐다. 예를 들어 “안녕, 벤츠”라고 불러 시스템을 활성화시킨 뒤 “나 추워”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히터를 틀어준다. 운전석과 동반석(운전자 옆자리) 중 “춥다”고 말한 곳의 히터만 작동시킨다.

시동을 걸고 거리로 나가자 독일 차 특유의 단단한 주행감이 돋보였다.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순식간에 시속 100㎞까지 올라간다.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는 6.2초밖에 안 걸린다. 그럼에도 힘은 여전히 넘치고, 차 안은 조용하다. 최고 출력 258마력의 4기통 터보 차저 가솔린 엔진 덕분이다. 운전대(스티어링휠)를 돌리면 원하는 만큼 방향을 튼다. 빠지는 곳 하나 없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차라는 평가를 실감나게 한다.

편의사양도 여럿 추가됐다. 차선이탈방지 패키지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뒷좌석도 예상보다 넓다. 성인 3명이 타도 무리가 없다. 다만 실내 공간이 워낙 넓은 국산 중형 SUV보다는 좁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7220만원이다. 좀 더 날렵한 디자인의 GLC 쿠페는 7650만원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