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적화된 인재를 배출하는 대표 대학이 되겠습니다.”
안승권 전 LG사이언스파크 사장(62·사진)은 26일 경남 진주에 있는 연암공과대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하며 이같이 밝혔다.
안 신임 총장은 LG그룹 내 대표적인 이공계 출신 경영자였다.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학위를 마친 뒤 1982년 금성사(현 LG전자)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해 LG의 ‘기술 경영’을 이끄는 자리까지 올랐다. 기술 전문가임에도 재임 시절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경영자로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2007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장을 맡아 초콜릿폰과 프라다폰을 앞세워 고가 프리미엄폰 시장을 공략, LG의 피처폰(일반폰) 전성시대를 열었다.
2010년부터는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를 지내며 가전과 모바일 분야 선행연구는 물론,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핵심기술 연구를 주도했다. LG그룹 계열사 CTO와 연구소장 등 기술 경영 임원들이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R&D) 회의체인 LG기술협의회 의장을 맡아 계열사 간 R&D 시너지를 높이는 역할도 맡았다.
안 총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 R&D 단지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대표로 일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8개 계열사 2만여 명의 연구인력이 모인 LG사이언스파크는 ‘LG의 심장’으로 불린다.
그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과 대한전자공학회 부회장,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등을 지내며 대외 활동도 활발히 했다. 2016년엔 서울대 공대가 개교 70년을 맞아 선정한 ‘한국을 빛내는 70인의 서울공대 박사’로 뽑혔다.
안 총장은 “40년 가까이 현업에서 배운 노하우를 후학 양성을 위해 쏟아붓겠다”며 “대학 본연의 가치를 높이고 구성원들이 상호 소통하는 열린 대학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84년 문을 연 연암공과대는 순수 공학계열 대학이다. 인재 육성과 과학기술 진흥을 강조한 LG그룹 창업주 고(故) 연암 구인회 회장의 유지에 따라 LG연암학원이 설립,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납부하는 등록금의 69%를 장학금으로 지원해 재학생의 85%가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취업률이 80%를 웃돌아 취업 명문대학으로 통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