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이 2024년까지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보일러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매년 20% 이상 매출이 급성장하는 미국 보일러·온수기 시장을 현지 생산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만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버지니아주 제임스시티에 있는 부지와 건물을 인수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일단 동부 물류창고로 활용한 뒤 2024년까지 8만2600여㎡(2만5000평) 규모의 생산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인수비용과 설비, 건물 증축을 위한 총 투자금은 92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현재 서부 캘리포니아에 법인이 있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온수기·보일러 제품은 국내 평택 서탄면 공장에서 생산해 캘리포니아로 선적했다. 서탄공장은 연간 200만 대를 생산한다. 그러나 미국 내 온수기 판매가 늘고, 겨울철 날씨가 추운 북동부를 중심으로 한국형 보일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지 생산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중국 베이징공장도 여는 등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회사 측은 현지 설비업자 등 유통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 생산으로 미국 시장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물류비 감소와 브랜드 인지도 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버지니아항구와도 가까워 자재 수급과 물류 배송이 모두 용이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정부도 적극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이상규 경동나비엔 미국법인장은 “이번 투자로 캘리포니아를 통해 공급하던 물량을 미국 내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생산 배급하게 됐다”며 “미국 시장 내 고객 접근성을 높여 난방한류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