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아이(대표 서태일)와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유광수) 공동 연구팀은 일본이 독점해온 합성석영 유리 소재 국산화 및 양산에 성공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서 대표는 “양산에 성공한 만큼 3만3000㎡ 규모의 생산공장을 신축해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성석영 유리는 규소를 함유한 기체 또는 액체의 화합물을 고온으로 용해해 생산한 것으로, 다양한 성분이 포함된 다른 유리와는 다르게 이산화규소(SiO2)만으로 구성돼 불순물이 극히 적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된다.
합성석영 유리는 지난해 7월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소재 수출 제한 품목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일본이 시장 점유율 96%로 사실상 독점하는 소재다.
이가형 에스티아이 연구소장은 “수출 제한 품목에 포함됐던 포토레지스트처럼 노광 공정에 사용되며 차세대 미세공정으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노광에는 합성석영 유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 기준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석영유리의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조1600억원이다. 에스티아이 관계자는 “소재의 원료가 태양전지 실리콘 제조 과정의 부산물로 7나노(99.99999%)급 사염화규소(SiCL4)를 OCI 등에서 공급하고 있어 원료의 국산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스티아이는 2013년 가스혼합기도 개발했다. 합성석영 유리의 물성제어가 가능해 유리의 판재나 튜브형상으로 제조도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된 합성석영 유리 소재는 EUV 반도체 포토마스크와 공정용 지그(부품가공 시 가공 위치를 정확하게 하기 위한 보조 기구) 및 기판 등의 공정부품용 소재뿐 아니라 국방·항공·우주산업 분야 응용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