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타이어 컴파운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컴파운드는 타이어 제조를 위해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카본블랙 등 원자료를 혼합해 만든 고무 복합체다. 타이어의 특성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최적의 컴파운드를 개발하는 건 매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15종류 이상의 원료를 혼합해 제조해야 하는데, 각 원료의 조합 비율뿐만 아니라 온도 도구 배합순서 압력 시간 등 다양한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게다가 하나의 타이어를 생산하기 위해 평균 15개의 다양한 컴파운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발 과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컴파운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시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다. 1년에 진행할 수 있는 시험은 수차례에 불과하며 컴파운드 종류와 투입 원료의 수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타이어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측모델인 ‘VCD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가상 시뮬레이션이 도출한 결과를 현실에 반영하는 시험을 반복한다. 실제 시험하지 않고도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고,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생성되는 컴파운드의 특성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속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해 KAIST와 미래기술을 함께 연구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VCD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한국타이어와 KAIST는 협업했다. 그 결과 이 시스템의 신뢰도는 95% 이상으로 높아졌다. 컴파운드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절반가량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재료 선별과 설계, 타이어 테스트, 생산 등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할 것”이라며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기업이 되기 위해 온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