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집] 몰락했던 타워팰리스 집값…다시 고개드나

입력 2020-02-25 10:19
수정 2020-02-25 10:21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가격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타워팰리스는 한 때 '가장 비싼 집'으로 꼽히면서 부자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3~4년 새 집값이 주춤하면서 매매가격 상승에서 소외됐다. 하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고 중대형 면적의 희소성도 부각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신고가를 기록하고 호가가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타워팰리스 2차의 전용면적 115㎡ 31층 매물이 지난달 23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동일면적 실거래가격 중 최고가다. 종전 최고가는 작년 9월에 거래된 21억8500만원(36층)이다.

타워팰리스 각 단지에서는 최근 신고가 기록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타워팰리스 3차 전용 141㎡(34층)이 2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타워팰리스 1차에서는 전용 165㎡ 54층과 59층 매물이 각각 32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 단지를 주로 중개하는 A공인 관계자는 "타워팰리스는 평형대와 조망이 다양해 같은 층이라도 가격대 격차가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입지가 좋은 단지에 위치한 최상급 매물을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타워팰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만 해도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손꼽혔다. 전용 244㎡ 공시가격이 40억16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3위에 이름을 올렸고 호가는 50억원을 웃돌았다. 그러나 주변에 노후된 아파트들이 속속 재건축을 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관리비 부담, 취약한 환기, 낮은 전용률 등의 단점도 부각됐다.

하지만 최근 환기 등을 개선한 설계가 나오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부동산 규제책으로 주택공급 우려가 더해지면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강남권 부동산 과열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똘똘한 한 채에 해당하는 입지 좋은 곳의 대형 면적 수요는 여전히 살아 있다"며 "타워팰리스 등 강남권 주상복합단지는 우수한 입지와 학군, 부촌 이미지를 모두 갖춘데다 최근 희소성 높아진 중대형 단지로 구성돼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2002년 10월 입주한 타워팰리스1차는 1297가구로 조성됐다. 2차(813가구)와 3차(480가구)도 2003, 2004년에 각각 입주했다. 타워팰리스 주상복합은 주거와 쇼핑, 의료, 금융 등 생활편의 시설을 단지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을 갈아타는 도곡역까지 도보로 3분이면 닿는다. 차량을 이용해 선릉로, 언주로, 양재나들목(IC) 진입이 쉽다. 강남의 대표적인 학군인 개일초, 구룡중, 휘문고, 단대부고, 중대부고, 숙명여고, 은광여고 등이 도보권에 있다. 단지 바로 앞으로 양재천이 있어 운동과 산책하기에 좋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