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인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95·사진)가 24일 전격 사임했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말레이시아 언론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압둘라 국왕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1981년 총리직에 올라 2003년까지 22년간 장기 집권했다. 그는 2003년 “어머니는 음식이 가장 맛있을 때 숟가락을 놓으라 하셨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2015년 나집 라작 전 총리가 5조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부패 스캔들에 휩싸이자 통일원주민당을 창당하고 이어 2018년 5월 15년 만에 총리에 재취임했다.
현지 언론은 마하티르 총리의 사임에 대해 “총리직 이양 약속을 무효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당초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에게 총리직을 넘겨주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최근 두 사람 사이에 불화설이 제기되면서 마하티르 총리가 새로운 후계자를 찾는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금으로선 압둘라 국왕이 사임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마하티르 총리가 계속 집권하기 위한 정당성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