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2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 구성이 완료됐다. 기금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 신설된 상근전문위원 인선도 마무리됐다. 다음달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위한 제도적 준비가 완료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보건복지부는 24일 3명의 상근전문위원 인선과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3개 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 투자정책, 위험관리·성과보상)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0월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금운용 체제가 개편된 지 약 4개월 만이다.
상근전문위원에는 오용석 금융감독원 연수원 교수(사용자단체 추천),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근로자단체 추천), 신왕건 FA금융스쿨원장(지역가입자단체 추천) 등 3명이 위촉됐다. 이들은 앞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련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안건을 구체화하고 기금운용 정책을 수립한다. 3개 전문위원회 위원으로도 모두 참여한다.
수탁위는 이들 상근전문위원 3명을 포함해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허희영 항공대 교수(이상 사용자단체 추천), 전창환 한신대 교수, 이상훈 서울시복지재단 공익법센터 변호사(이상 근로자단체 추천), 조승호 대주회계법인 대표, 홍순탁 에셋인피플 대표(이상 지역가입자 대표 추천)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됐다.
수탁위는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기금운용본부가 판단하기 어려운 주요 사안을 검토해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한다. 최종 의결권은 기금운용위원회에 있지만 공개 중점관리 기업 선정 등에 대한 1차 결정권을 갖는다.
수탁위가 구성됐지만 국민연금은 올 2~3월 주총에선 이사 선·해임 등 주주제안까지 나서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보다는 기업들이 제시한 주총 안건에 찬반 의사를 표시하는 의결권 행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법상 주주제안을 위해서는 주총 6주 전까지 안건을 이사회에 통보해야 하는데, 올해는 시간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탁위는 올해는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한진그룹 등 주요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관련 의사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연기금 전문가는 “지역가입자단체에서 추천한 신왕건 원장과 조승호 대표가 주요 안건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새롭게 진용을 갖춘 수탁위는 이번 주 첫 회의를 열 전망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