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 고통 나눠 극복하자"…코로나19 확산에 전국 '相生 물결'

입력 2020-02-24 17:27
수정 2020-02-25 02:5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상가 임대료 인하, 전통시장 장보기 등 전국의 기업과 공공기관, 상인 등이 상생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설·건자재 종합기업 아이에스동서(대표 권민석)는 부산 용호동 W스퀘어에 입주한 상가 입주민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우선 3개월분 임대료 50%를 회사가 부담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부산에서 건물주가 임대료를 인하하기는 처음이다. 아이에스동서의 상생전략 시행으로 상가 입주민들은 3개월 임차료를 최고 4500만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 권민석 대표는 “어려운 시기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임대료 인하를 결정했다”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상가 입주민의 경영난을 고려해 추가 지원책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코레일은 철도역 매장의 임대료를 20% 인하하는 등 긴급 지원 방안 시행에 들어갔다. 계약자가 납부하는 수수료나 임대료를 20% 인하하고, 매출에 비례해 판매수익을 지급받는 스토리웨이 편의점 계약자에게는 판매수익을 20% 인상 지급한다.

전국 개인 건물주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한 상가의 70대 건물주는 한 달 동안 월세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 건물주는 2017년 서문시장 4지구 화재 때도 2년 넘게 월세를 깎아주는 등 세입자들과 어려움을 나눈 바 있다. 충남 아산의 상가 건물주 오규명 씨는 자신의 건물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임차인에게 200만원의 월 임대료를 이달부터 절반만 받기로 했다.

전북 전주한옥마을 건물주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앞으로 3개월 이상 임대료를 10% 이상 내리기로 했다. 전주 주요 상권의 건물주 78명도 동참할 예정이어서 전주 시내 135개 점포의 임대료가 5~20% 인하될 예정이다.

피해 지역에 성금을 전달하고 전통시장 장보기, 방역지원에 나서는 지역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대구에 방역물품 및 생필품 지원에 쓰도록 10억원의 긴급 기금을 전달했다. 이랜드그룹은 대구 지역에서 테마파크인 이월드와 유통업체인 이랜드리테일(동아백화점, NC아울렛)을 대표로, 외식매장과 패션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소상공인 특례보증 협약대출에 5000만원을 출연했고, 한국전력 광주전남지역본부는 광주지역 14개 전통시장과 자매결연을 맺고 장보기를 통한 상생에 나섰다. 울산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한국동서발전은 지역의 소독·방역 전문 사회적 기업인 코끼리공장과 공동으로 아동 및 청소년 쉼터, 노인복지시설 등 120곳의 방역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창원=김해연 기자/전국종합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