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도 불안하다" 우려에 은행권 소독·방역 대책 비상

입력 2020-02-23 18:11
수정 2020-02-24 01:52
은행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영업현장 비상 관리에 나섰다. 특히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소독하고 방역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 등 주요 은행은 ATM 소독 및 방역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ATM이 감염 확산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각 영업점에선 직원들이 ATM 화면, 인터폰 등 손이 닿는 부분을 소독제를 이용해 하루 2회 이상 닦고 있다. 우리은행은 전국 영업점에 ATM을 닦을 수 있는 소독제를 별도로 배포하기도 했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비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곳도 있다. 신한은행은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공항 ATM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은행 영업점 방문자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었다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창구업무를 보기 위해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라며 “대형 쇼핑몰이나 시장과 가까운 점포일수록 감소 폭이 크다”고 말했다.

영업점을 임시 폐쇄한 곳도 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19~20일 직원 중 확진자가 나온 대구 달성군지부 등 4곳의 문을 닫았다. 21일에는 국민은행 대구 침산동지점, 수협은행 대구지점, 대구은행 동산의료원출장소 등이 휴점에 들어갔다. 대구은행은 23일 가톨릭대학병원출장소도 임시 폐쇄했다. 하나은행은 24일부터 수원 경희대국제캠퍼스출장소 운영을 일시 중단하다.

은행권에선 경영활동에 차질이 생길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9일 계획했던 대졸 신입채용 필기시험을 연기했다. 국민은행도 고객 대상 세미나와 직원 연수 등을 모두 미뤘다. 국민은행은 대구·경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지역 고객에게는 인터넷·모바일뱅킹·ATM 이용 수수료를 당분간 면제해주는 게 골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