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보수단체의 서울 시내 집회가 22일 열렸다. 코로나 확산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집회를 금지했지만,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광화문 광장에서 끝내 집회를 강행했다.
집회엔 최근 대부분의 추가 확진자가 나온 대구 경북에서 올라온 참가자도 보였다. 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참가자도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정오부터 광화문광장과 인근 4개 차로 위에 자리를 잡았다.
연단에 오른 전광훈 목사는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야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를 향한 날선 발언도 이어졌다. 다른 목사는 "대통령이 성급하게 진정됐다 어쨌다 했다가 갑자기 상황이 악화하니까 집회 참가자들한테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목사는 "대한민국엔 집회·시위의 자유가 있고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오늘 집회를 하지 말라는 건 이 자유들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정부가 공산주의자 소리를 듣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오후 1시께부터 진눈깨비가 30분가량 내린 뒤 체감온도는 2.5도까지 떨어졌지만, 참가자들은 집회를 계속 이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 등장에 '아수라장'…집기 던지고 야유
박원순 서울시장이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방문하면서 집회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박 시장이 집회 중단을 촉구하자 참가자들은 집기를 던지고 야유하면서 반발했다.
박 시장은 오후 1시40분께 광화문광장 한편에 있는 서울시 방송차에 올라 "하룻밤 사이에 142명이 확진됐고 청정지역까지 뚫리는 중으로 시민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집회를 금지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을 향해 "집회를 중지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시라"면서 "여러분의 안전뿐 아니라 옆 사람과 이웃의 안전과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야유를 보내면서 발언을 방해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고함을 치며 박 시장에게 접근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마스크 안 쓴 참가자들도 나와…대구·경북서 올라온 참가자까지
뿐만 아니라 집회 곳곳에선 코로나19에 대한 위생 불감증이 감지됐다. 주최 측은 마스크와 장갑 등 위생 장비를 완벽히 갖추고 진행하고 있다고 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심지어 최근 대부분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대구 경북에서 올라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밤새 코로나19 확진자는 142명이나 증가했자. 추가 확진자 대부분(131명·대구 28명, 경북 103명)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나왔다.
서울시는 집회를 채증하고 추후 수사기관을 통해 벌금 부과 등 사법 조치할 예정이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49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 금지 조치를 위반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앞서 서울시는 해당 조항을 근거로 이번 주말 광화문광장 등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10여개 단체에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이에 주말마다 서울 도심에서 태극기집회를 열어온 우리공화당은 이날 집회를 취소했다. 당초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던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대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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