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 은행 가는 발길도 뚝…ATM은 안전할까

입력 2020-02-21 13:48
수정 2020-02-21 15:0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은행 영업점 방문을 꺼리는 고객이 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폐쇄된 장소를 피하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은행 자동화기기(ATM) 역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 쇼핑몰 등 유동인구 많은 영업점 고객 감소"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은행 영업점 방문 고객 수가 줄어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모든 은행 지점에서 고객이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확산 이전보다는 창구 업무 대기자가 줄어든 편"이라며 "시장이나 쇼핑몰에 인접해 있는 영업점에선 고객 방문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여파로,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은행도 고객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밀집 지역 내에 위치한 KB국민은행 ㄱ영업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내방 고객 수가 감소했고 업무 상담시간도 많이 줄었다"며 "방문 고객들도 조용히 필요한 업무만 빠르게 처리하고 간다"고 설명했다.

A씨는 "최근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에는 대부분의 방문 고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응대하는 직원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ATM 소독 방역에 최선…수시로 닦아"

고객들은 은행 방문을 줄이는 대신 근처 ATM을 찾고 있다. 계좌이체 및 현금입출금 등 간단한 창구 업무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4대 은행 ATM 수는 2만1000대(KB국민 6777대·신한 5838대·우리 4766대·하나 3946대)가 넘는다. 최근에는 카드 발급, 해외 송금 등 영업점 업무의 80%를 수행할 수 있는 고기능 ATM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70대 남성 B씨는 "코로나 확산 이후 웬만하면 지점에 가지 않는다"며 "ATM도 여러 사람이 이용해 찝찝하지만 스마트폰 활용이 서툴러 어쩔 수 없다"고 언급했다.

ATM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안전지대는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비말(침방울) 속에 포함돼 있다가 상대방 호흡기로 들어가 전파되거나, 손에 묻어 자기도 모르게 눈·코·입 등을 통해 유입될 수 있어서다. 최근 엘리베이터 버튼, 지하철 손잡이 등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부분을 맨손으로 만지길 꺼리는 현상이 퍼지고 있는 점도 이같은 이유다.

신한은행 ㄴ영업점에서 만난 50대 주부 이 모씨는 "현금 쓸 일이 많아 일주일에 2~3번은 ATM을 이용하는 편"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진 만큼 은행들이 방역을 더 자주하고 기기 옆에 일회용 비닐장갑이라도 비치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전문방역업체를 통해 영업점 및 ATM 소독·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은 전문방역 뿐 아니라 각 영업점에서 자체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직원이 매일 하루 2회 이상 소독물품을 이용해 ATM을 닦고 있다. 우리은행은 ATM 전용 소독제를 전 지점에 배포했다. 또 각 영업점의 청소인력이 화면조작부, 핀패드, 인터폰 등 손이 닿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시 소독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