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살포서 코로나 방역까지…드론 전성시대 왔다

입력 2020-02-21 15:06
수정 2020-02-22 00: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다. 사람의 힘만으로 도시 구석구석을 방역하는 게 불가능하다.

중국 정부의 선택은 드론이었다. DJI의 농약 살포용 드론인 아그라스 MG-1이 방역 임무를 맡았다. DJI 본사가 있는 선전에서 드론이 거쳐간 곳이 300만㎡에 달한다. 주거지역은 물론 병원 인근, 공장 지대 등 곳곳에 소독액을 살포했다. 선전 외에도 중국 내 1000여 개 현이 방역 작업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각 현에서 지정한 코로나19 드론 방역 지역의 면적을 합하면 6억㎡에 이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드론은 영상 촬영과 취미 목적으로 많이 활용됐다. 드론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적재용량이 커지면서 아그라스 MG-1 같은 농업 전담 제품도 등장했다. 드론 5대를 동원해 세 시간 정도 작업하면 66만㎡에 농약을 살포할 수 있다. 각 모터 아래 달린 4개의 노즐이 농약을 분사하는 구조다. 아그라스 MG-1이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농약의 무게는 최대 10㎏이다. 현장 상황을 중계하는 광각 카메라가 달려 있어 원격으로 조종이 가능하다. 농약을 뿌릴 때 멀리 떨어져 있어도 된다는 의미다. 농약 독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농약을 뿌릴 때 활용했던 중장비는 비행기였다. 미국과 같은 넓은 평야 지대가 농약 살포 비행기의 주 무대다.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비행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더스티도 전직 농약살포기다.

전문가들은 드론이 농약 살포용 비행기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 드론의 무기는 작은 덩치다. 비행기가 지나다니기 어려운 산악지역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닐 수 있다. 빈 곳 없이 구석구석 농약을 뿌린다는 것도 크기가 작은 드론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처럼 소규모농이 많은 지역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가격 면에서도 비행기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아그라스 MG-1은 국내에서도 주문이 가능한데 대당 가격은 1800만원부터다. 정경륜 DJI코리아 정책총괄은 “아프리카 말라리아 퇴치 등에도 농업용 드론이 쓰인다”며 “드론이 더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조수영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