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가 관광 수입을 늘리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화폐는 지역민과 방문객의 지역 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특정 지역에서 발행하는 법정통화 이외의 지불 수단을 가리킨다. 지방자치단체나 상인회 등이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국 243곳 광역·기초자치단체 중 절반이 넘는 177곳이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2018년 3714억원 규모이던 지역화폐는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여섯 배 넘게 급증했다. 연구원은 평균 환전율(판매액 대비 환전액)이 90% 넘는 지역화폐가 올해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로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화폐를 관광 분야로 확대한 곳은 강원 화천과 춘천, 전남 곡성 등이 대표적이다. 화천군은 2006년 산천어축제 입장권을 사면 지역화폐인 화천사랑상품권을 돌려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소상공인이 연간 23만원의 추가 소득을 올린 것으로 화천군은 보고 있다. 상품권 발행에 들어가는 예산(4400만원) 대비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약 16배 많은 7억원에 달한다.
춘천시는 지역화폐를 관광에 접목하기 위해 관련 조례까지 바꿨다. 소양강스카이워크, 구곡폭포 등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2000원으로 통일하고, 입장료를 춘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줘 관광객의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시도는 관광객의 지역 내 소비를 네 배 가까이 늘리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곡성군도 2018년부터 심청상품권을 섬진강 기차마을 입장권과 연계해 지난해 전년 대비 2.5배 늘어난 26억6000만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조아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관광객의 지역화폐 이용을 늘리기 위해 양질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투어패스와 지역화폐를 하나로 묶고 인근 도시와 연계해 이용 범위를 넓히는 것도 지역화폐 사용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