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길 뚫어 양파 공급과잉 파동 해소

입력 2020-02-24 15:50
수정 2020-02-24 15:52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농어업인과 농식품기업의 상생 도약’을 슬로건으로 지역과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상생 경영을 펼치고 있다. 로컬푸드 확산 등 지역경제 활성화 및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 발굴은 aT 본연의 ‘업(業)’이기도 하다.

aT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한 결과 지난해 농업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2019 동반성장 주간’ 국무총리 표창(자발적 상생협력 부문)을 받았다.

○농수산물 수급 안정·소비 확대

지난해 aT가 벌인 대표적 상생사업은 생산 과잉으로 고통받는 양파농가 지원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양파 생산량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0년 이후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국산 양파는 소비 가능 물량보다 29만t 많은 159만t이 생산돼 수확기부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aT는 농산물 수급 관리와 수출 활성화 사업으로 양파농가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전략을 수립했다.

해외로 눈을 돌렸다. 7개국 192개 매장에서 ‘한국 양파 주간’ 판촉행사를 벌인 데 힘입어 5만t을 내다 팔았다. aT는 수출 지원으로 양파 가격 안정 및 수급 안정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제24회 한국유통대상 글로벌 수출촉진 분야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로컬푸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aT는 지역 농산물의 생산·소비를 아우르는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로컬푸드 시즌2’를 선포하고 지역 농산물 소비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로컬푸드 슬로건을 만들고 로고송 공모전을 열어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로컬푸드 사회적 모델 경진대회’도 열었다. 지난해 처음 연 이 대회에서는 제주 다문화가정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신규 로컬푸드 발굴을 위한 아열대 채소 시범농장 사업을 신청한 공심채농업회사법인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홍창욱 공심채농업회사법인 대표는 “결혼 이주여성들이 제주도에 정착하는 데 이번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판로 확대…청년 해외개척단 파견

aT는 농수산식품 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도 지원하고 있다. 수출처 다변화를 위해 신남방, 신북방, 일본, 중국 등에 해외 지사와 사무소를 두고 수출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농식품 해외개척단(AFLO)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역량을 활용해 농식품 수출 신시장을 개척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영세 수출업체 지원은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

aT 직원들은 AFLO 프로그램에 선발된 청년들과 함께 말레이시아, 몽골, 미얀마 등에 파견돼 중소 농식품 수출업체를 위한 시장 조사, 유망상품 및 신규 바이어 발굴 등에 나서고 있다. 성과도 컸다. 이 사업을 통해 인도 시장에 한국산 김치가 정식으로 진출했고, 카자흐스탄에는 우리 농산물로 만든 과일칩이 팔리고 있다.

청년해외개척단 최우수 단원(말레이시아)으로 선정된 이준모 씨는 “청년해외개척단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무대에서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을 돕는 농식품 무역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aT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수출우량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업체 수출역량진단 시스템 ‘Dr.C-aT(씨앗)’은 지난해 저작권 등록을 완료하고 현재까지 총 1800개사의 역량을 분석해 맞춤형 사업과 해외개척 맵을 내놨다.

이병호 aT 사장은 “2020년에도 공사가 농식품 분야의 상생협력을 선도하고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모범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