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여의도·양재…역세권 빌딩, 오피스텔로 속속 변신

입력 2020-02-19 17:13
수정 2020-02-20 00:40
서울 역세권 오피스를 허물고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컨버전·conversion)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컨버전은 옛 도심의 낡거나 기능을 상실한 건물을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용도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다중 역세권에 자리잡은 오피스텔이 특히 인기를 모을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옛 종로학원 본원 부지인 중구 중림동 363에선 쌍용건설이 이달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투시도) 오피스텔을 공급한다. 오는 26~27일 인터넷을 통해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지하 7층~지상 22층, 전용 17~32㎡ 총 576실 규모다. 모든 실이 층고가 높은 복층 구조다. 서울역과 2·5호선이 지나가는 충정로역이 가깝다. 인근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의 최대 수혜 단지로 꼽힌다. 옛 해주냉면이 있던 상가 부지에 공급되는 ‘쌍용 더 플래티넘 잠실’은 다음달 분양에 나선다. 2호선 잠실새내역과 1분 거리 초역세권에 자리했다. 전용 22~28㎡, 총 192실 규모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4의 5, 옛 메리츠증권 제2사옥 부지는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4~5월께 분양할 예정이다. 9호선 샛강역과 5·9호선 여의도역 사이의 이곳엔 지상 17층, 전용면적 26~59㎡의 오피스텔 총 210실이 들어선다. 시행사인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분양가는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 수준(3.3㎡당 4305만원)이 될 예정”이라며 “1~2인 가구 여의도 직장인을 겨냥해 오피스텔 부지를 추가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시행사)은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양재역 5번 출구 인근에 음식점이 있던 상가 건물을 허물고 ‘써밋파크’를 다음달 공급한다. 전용 19~59㎡, 총 120실 규모다.

전문가들은 서울 역세권 오피스텔에 투자할 땐 임대수익보다 시세차익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오피스텔 연 수익률(1월 기준)은 전용 40㎡ 이하 5.01%, 40㎡ 초과 4.33% 수준이다. 각각 5.73%, 4.81%인 지방보다 낮다. 반대로 지방 오피스텔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서울의 40㎡ 초과 오피스텔(중위가격 기준)은 최근 2년간 연 2.0~4.8% 상승률을 나타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장은 “최근 서울 알짜 역세권과 한강변에 공급되는 고급 오피스텔은 소형 아파트 공급이 막히면서 증가한 대체 주거상품”이라며 “임대수익뿐 아니라 시세차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