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한 논문이 국내에서 처음 나왔다.
마크로젠·서울대병원(박완범·오명돈 감염내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을 사용해 코로나19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NGS는 대량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동시에 파악하는 방법이다. 하나의 유전체를 잘게 잘라 각 조각의 염기서열을 동시에 해독한 뒤 하나로 결합시켜 확인한다.
공동연구팀은 중국 우한 지역에 거주하다가 국내에 입국한 뒤 서울대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호흡기에서 샘플을 채취했다. 여기서 배양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NGS로 분석했다. 국내 환자에게서 분리한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분리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과 99.7% 일치했다. 9개의 유전적 변이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양갑석 마크로젠 대표는 “변이가 발견됐기 때문에 확진자 개인별 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성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동연구팀은 국내 확진자의 샘플을 추가로 확보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할 때 코로나19의 다양한 유전적 변이를 알아야 효과적인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마크로젠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을 때도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 신종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때 보유 장비, 분석 기술 등 가용자원을 동원해 빠른 시일 안에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