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06년부터 작년까지 14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비결로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 개척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 시장 점유율 확대 △QLED TV 마케팅의 성공 등이 꼽힌다. 글로벌 2위 LG전자도 지난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저변 확대에 주력하며 ‘소기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수량 기준 TV 1위 삼성전자
1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점유율(매출 기준) 30.9%로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이후 14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2017년 26.5%였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29.0%를 기록했고, 작년엔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LG전자가 16.3%로 2위를 차지했고 일본 소니(9.4%), 중국 하이센스(6.4%), TCL(6.4%) 등이 뒤를 이었다. 출하량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19.8%로 1위를 수성했다. 2위는 LG전자(12.2%)였고 TCL(9.2%), 하이센스(7.8%), 샤오미(5.8%) 등 중국 업체가 3~5위를 차지했다.
한종희 사장 ‘뚝심’ 빛 발해
삼성전자의 독주 비결로 2017년 11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에 취임한 한종희 사장(사진)의 ‘뚝심’이 꼽힌다. 한 사장은 취임 이후 QLED 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초고화질 제품으로 불리는 8K(해상도 7680×4320) TV 시장을 가장 먼저 개척한 것도 ‘QLED TV는 프리미엄 제품’이란 인식을 시장에 각인시켜야 한다는 한 사장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효과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QLED TV 판매량은 2018년 260만 대에서 작년 532만 대로 104.6% 급증했다.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도 2017년 18.5%에서 2019년 52.4%로 올라갔다. 2위 소니(24.7%)와의 격차는 27.7%포인트로 벌어졌다.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성과를 낸 것도 삼성전자의 1위 수성을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TV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초대형 시장을 ‘미개척 시장’으로 꼽고 개발, 영업, 마케팅 화력을 집중한 것이다. 이 결과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도 지난해 삼성전자는 점유율(매출 기준) 49.6%로 1위를 유지했다. 소니는 19.1%로 2위를 지켰지만 3위인 LG전자(18.2%)와의 격차는 전년 5.6%포인트에서 지난해 0.9%포인트로 좁혀졌다.
“OLED TV 판매 꾸준히 증가할 것”
LG전자는 OLED TV를 제조하는 업체 수가 늘고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전 세계 OLED TV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 111만9000대를 기록해 분기 기준 처음으로 100만 대를 돌파했다. 올해부턴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 일본 샤프, 미국 비지오 등이 OLED TV 제조에 나서며 OLED TV를 생산하는 업체 수가 총 19개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대형 OLED를 독자 양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패널 공급량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기세는 올해 꺾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 내수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황정수/김보형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