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과 선 긋는 유승민 "혁신 위한 압박" vs "몸값 높이려 몽니"[이슈+]

입력 2020-02-18 15:57
수정 2020-02-18 15:59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이 통합한 '미래통합당'이 17일 출범했다. 하지만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은 출범식에 이어 18일 의원 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미래통합당이 반쪽 통합에 그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

미래통합당은 중도·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정당을 출범시켰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도로 친박당'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유 의원의 참여가 절실하다. 구 한국당 측은 유 의원 참여를 관철시키기 위해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미래통합당 새 지도부가 기존 황교안 대표 체제를 유지한 것에 유 의원이 불만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9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뿌리부터 재건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통합당 새 지도부에는 원희룡 제주도시사, 이준석 새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 등 4명만 새 최고위원으로 들어갔을 뿐 기존 한국당 지도부가 유지됐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 의원이 어쨌든 통합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던 건 맞다"며 "아직 (통합당) 참여를 보류함으로써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지점도 있다고 본다. 그 압박이란 정계개편의 여러 퍼즐 가운데 가장 임박한 게 결국 기득권을 가진 TK(대구경북) 지역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의 칼날"이라고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고 막판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승민 의원이 (미래통합당에)참여하지 않은 것은 제가 볼 때는 지분과 공천 문제가 아직 디테일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굉장한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한국당 측으로부터 지분과 공천 양보를 받기 위해 유 의원이 당과 선을 긋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 측은 미래통합당과 선을 긋고 있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승민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에서는 불참 이유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