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첫 종로구민들과의 만남 행사에는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이 전 총리는 18일 오후 1시47분 종로 선거 캠프에서 '이낙연 만나러 갑시다'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행사는 약 30여 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문은숙 전 국무총리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실 비서관 등 '이낙연계' 인사들도 함께했다. 다만 장년, 노년층 중심의 지지자들만이 이날 선거 캠프를 찾았다.
이 전 총리 캠프 관계자들은 29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종로에서 나온 것을 의식한 듯 입구에 열감지기를 설치해두고 참석하는 지지자들을 상대로 일일이 체크를 하기도 했다. 손 소독제와 마스크 역시 제공했다. 다만 마스크 제공은 공직선거법상 기부 행위가 될 수 있는 만큼 행사를 마친 뒤 모두 회수 했다.
이 전 총리는 예정된 시간보다 약 17분가량 늦게 선거 캠프에 등장했다. 그는 평소 선거 유세를 다닐 때 입던 점퍼는 벗어둔 채 정장과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이 전 총리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앞줄에 앉은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 전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소홀함 없이 모시기가 어렵게 됐다. 이해해주길 바란다"면서 "모두들 저를 걱정하시는 마음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마음 헤아리면서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매번 선거사무소에 들르기 어렵기 때문에 요일마다 시간을 정해서 들리기로 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오시게 되는 점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사말을 마친 뒤 이 전 총리는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지지자들 일부가 촬영에 임하는 과정에서 구호를 외치려 하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종로구민 이윤수(57·여) 씨는 "평소 팬이었는데 오늘 첫 행사라고 해서 일부러 방문을 해봤다"면서 "사람이 많아 기념촬영까지는 못 했지만 종로에 이러한 거물급 인사가 왔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송파구에서 왔다는 박준호(61) 씨는 "지역을 떠나 지지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 방문했다"면서 "총리직에서 내려온 이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돼 왔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마친 이 전 총리는 △민주 유가족협의회 방문 △노동 현안 간담회 △문화, 예술단체 방문 등의 일정을 비공개로 소화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