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던 모나미의 사업실적이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문구시장 1위인 모나미는 화장품 사업 진출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넣으며 적자 전환했다.
모나미는 지난해 매출 1327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올렸다고 최근 공시했다. 2018년에 비해 매출은 25억원(1.8%), 영업이익은 51억원(73.5%) 줄어들었다. 순손실 17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모나미는 1967년 설립된 국내 문구 전문제조사로 국민 필기구 ‘153 볼펜’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분쟁이 가열될 당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그러나 정작 매출 특수는 크지 않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모나미 관계자는 “도매상을 통해 유통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본제품 불매운동 특수가 일부 있었더라도 실적에 반영될 정도로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신규 사업 진출로 실적이 부진했다. 화장품 공장 설비 등 시설 투자로 비용이 늘어나며 적자 전환한 것이란 설명이다. 모나미의 매출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1년 매출 2819억원을 낸 뒤 지난 8년간 감소세다.
모나미가 화장품 사업 진출에 나선 것도 문구시장의 성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모나미는 화장품 전문 제조사에 생산을 맡기는 대신 직접 화장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오랜 기간 잉크를 제조해온 노하우를 통해 색조화장품 제조사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모나미의 주가는 실적과는 별도로 널뛰기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주가가 뛰기 시작해 7월 4일부터 8일까지 닷새 사이 2500원에서 4520원으로 2000원(80%)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모나미가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날에도 사업실적과 주가의 향방이 엇갈렸다. 순이익은 적자 전환한 반면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한국과 일본 간 지소미아 종료 관련 소식이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됐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나미가 테마주로 묶여 기업가치와는 별개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16일 외국 기관투자가 모건스탠리 앤드 시오인터내셔널 피엘시는 모나미 주식 5.08%를 보유해 보고의무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모건스탠리는 장내 매도를 통해 4.95%로 보유 주식 수를 줄였다고 밝혔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