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30일(04: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박성원 KB증권 IB1총괄본부장(부사장·사진)이 채권발행시장(DCM) 부문에서 2019년 최고의 ‘딜 메이커’로 선정됐다. 박 부사장은 2년 연속 LG화학의 1조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등 굵직한 거래를 맡아 KB증권이 7년간 DCM 1위로 집권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일반 회사채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담보부사채, 외국기업 채권 발행 등 다양한 방식의 채권 발행을 맡으면서 기업들의 만능 자금 조달 도우미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박 부사장을 DCM 부문 2019년 딜 메이커로 선정했다.
박 부사장은 1989년 국민투자신탁 채권운용역으로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2004년 KB증권의 전신인 한누리투자증권으로 옮겨 김성현 사장과 함께 회사를 채권발행시장의 선두주자로 끌어올렸다. 채권영업부서에 회사채 판매를 맡기던 당시 관행에서 벗어나 직접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판매영업을 펼치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이름을 날렸다. 주요 기업 재무 담당자들과도 15년 이상 관계를 이어가면서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총 455건, 21조3539억원어치 채권 발행을 대표로 주관하며 이 부문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20.8%를 기록했다. 일반회사채,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주요 분야에서 고르게 실적을 쌓고 있다.
박 부사장은 손꼽히는 대형 거래에 연이어 참여해 두각을 드러냈다. KB증권은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LG화학의 1조원어치 채권 발행을 맡아 흥행을 이끌었다. LG화학은 1년 전 세운 2조1600억원을 깨고 2012년 4월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사상 최대인 2조64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이 증권사는 이밖에도 포스코(1조원), LG유플러스(9900억원), SK인천석유화학(6000억원) 등 대규모 회사채 발행 주관사단에 끊임없이 이름을 올렸다. 원화 ESG 채권 발행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SK에너지(5000억원), 한국수력원자력(3000억원), 현대캐피탈(3000억원) 등 굵직한 ESG 채권 발행을 대표주관했다.
회사채 시장에 첫 발을 딛는 기업들의 특급 도우미 역할도 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교보증권(4000억원), CJ헬스케어(1500억원), 동화기업(1000억원) 등 이 시장에 첫 발을 딛는 기업들의 채권 발행을 연이어 성사시켰다. 교보증권의 경우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던 지난해 8월을 조달시기로 잡으면서 3년물(3000억원)을 당시 기준금리(연 1.5%)보다 낮은 연 1.478%의 금리로 발행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 중 신용등급이 ‘A+’인 곳이 기준금리보다 저렴한 이자로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 때가 유일하다.
그는 독창적인 자금 조달방식을 고안하는데도 공 들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에도 HSD엔진(800억원)과 두산큐벡스(250억원) 등의 담보부채권 발행을 주관해 은행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담보 차입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채권 발행물량의 일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지급보증을 받는 방식으로 신용도를 높여 자금 조달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박 부사장은 한국 채권시장에서 외국 기업의 자금 조달 활성화를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중국동방항공의 3000억원 규모 아리랑본드(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한 원화채권) 발행을 단독으로 주관했다. 지금까지 발행된 아리랑본드 중 최대 규모다.
2018년 중국 국유기업인 지린시철로투자개발유한공사의 2억5000만달러 규모 달러화 김치본드(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한 외화채권) 발행을 성사시킨 데 이어 또 한 번 외국기업의 대규모 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