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비상등' 켜진 민주당…현역 단수신청 등 87곳 후보 추가 공모

입력 2020-02-16 17:06
수정 2020-02-17 01:25
더불어민주당이 총 87개 지역구에서 4·15 총선 후보자 추가 공모에 나섰다. 현역 의원 한 명만 응모해 경선이 불발될 상황에 있던 지역구에서 대거 추가 공모에 나서 인적 쇄신 폭을 넓히기로 했다. 급물살을 타고 있는 보수 통합과 공천 과정에서 일고 있는 잡음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87곳 중 80곳이 단수 후보 지역

민주당은 16일 홈페이지에 올린 ‘총선 지역구 후보자 추가 공모 공지’를 통해 총 87개 지역구에서 후보자 추가 공모를 받는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24곳, 부산 6곳, 대구 4곳, 인천 10곳, 광주 1곳, 대전 3곳, 경기 20곳, 강원 1곳, 충북 3곳, 충남 7곳, 전북 2곳, 경북 2곳, 경남 3곳, 제주 1곳 등이다. 이 중 응모한 후보자가 없어 추가 공모하는 지역은 대구 서구, 북구갑과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경남 창원시 성산구 등 4개 지역이다. 나머지 중에서 80개 지역구는 현역 의원 혹은 원외 후보자가 단수로 공천을 신청한 지역구다.

민주당이 전날 발표한 추가 공모 지역 세 곳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금태섭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강서갑과 이규희 의원의 충남 천안갑, 충북 증평·진천·음성 등이다. 이들 지역구는 복수 후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공모 대상에 들어갔다.

휴일의 ‘기습 발표’…공천 잡음 때문?

민주당은 이날 당초 공식 일정에 없던 추가 공모 공지를 보도자료도 별도로 내지 않은 채 휴일에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민주당이 전날 금 의원 지역구에 대해 추가 공모에 나서기로 하자 당내 반발 기류가 생긴 것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지도부가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낸 금 의원 ‘찍어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당 지도부가 비문(비문재인)계인 금 의원을 탐탁해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 면접에서 한 ‘자기 소개’를 올려 간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금 의원은 자기 소개에서 “15년 가까이 그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사법개혁, 검찰개혁에 힘썼다”며 “실력과 경험, 그리고 확장성을 갖춘 필승 후보라고 자부한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낙하산’, ‘찍어내기’ 논란도

전략공천 지역구 지정과 관련해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신창현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경기 의왕·과천과 김두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김포갑 등 현역 의원이 있는 두 개 지역구를 포함해 서울 동작을, 부산 북·강서을, 대전 대덕 등 8개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구로 지정할 것을 요청했다.

신 의원은 이번 공관위의 결정으로 4·15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한 첫 현역 의원이 됐다. 신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공관위가 의왕·과천을 전략공천 지역구로 선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최고위원회에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실 관계자는 “현역 의원은 경선을 치른다는 기본 원칙도 무시하고 의원에게 별도 통보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민주당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도 “낙하산 공천은 안 된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민주당은 이번주 선대위 체제를 출범시키고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앞세운다. 민주당 공관위가 경선 지역으로 선정한 61곳에 대한 경선도 순차적으로 한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