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브랜드 전략 '다다익선'? 장수 브랜드 키우려면 '선택과 집중'

입력 2020-02-16 15:31
수정 2020-02-16 15:33
요즘 유명 연예인보다 더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 가맹본부 대표가 화제다.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다양한 음식을 손쉽고 맛있게 만드는 능력, 높은 전문성과 넓은 식견, 소탈함과 친화력까지 시청자의 인기를 모으는 매력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혹자는 그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들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브랜드가 고급 외식인 ‘파인다이닝’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저가 외식 브랜드로서는 손색이 없어 보인다.

다만 예비 창업자라면 TV 시청자나 소비자와는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이 가맹본부처럼 다양한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곳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 인구 5000만 명의 한국 시장은 미국과 일본보다 좁은 시장이다. 입점할 수 있는 매장은 대형 100여 개, 중형 300여 개, 소형 1000여 개 정도의 상권이 전부다. 그렇다 보니 많은 가맹본부가 브랜드 수를 늘려 회사 규모를 키우는 ‘다(多) 브랜드 전략’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결코 ‘다다익선’일 수 없다. 연 매출 3조원 규모의 SPC그룹이 파리바게뜨 외에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커피웍스 등 10여 개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과, 연 매출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 20개가 넘는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을 동일한 잣대로 보면 안된다.

중소기업은 회사 규모에 비해 가맹사업으로 지나치게 많은 브랜드를 운영하면 감당하기 어렵다. 브랜드가 10개를 넘어가면 프랜차이즈 시스템상 관리 역량의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다. 이디야커피(매장 수 3000여 개), 맘스터치(1200여 개), 교촌치킨(1000여 개) 등과 같은 장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한두 명의 성공 사례를 좇아 여러 브랜드를 계속 출시하고, 그중 한두 개가 유행을 따라 ‘대박’ 나기를 기다리는 것도 문제다. 사업 경력이 1~2년 정도에 불과한데 벌써 5~6개가 넘는 브랜드를 돌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가맹본부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무엇인지도 모호해진다.

스타 대표의 성공은 매우 특수한 사례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일반적인 모델이 될 수 없다. 이디야커피, 맘스터치, 교촌치킨 등은 성공을 거뒀지만 회사 대표가 누군지 잘 알지 못하고 대중도 크게 관심이 없다. 하나의 브랜드에 집중적인 열정을 쏟아부어 실력을 키우고 전국 상권을 석권하는 장수 브랜드가 돼야 한다.

프랜차이즈는 브랜드가 오래 가지 못하면 가맹본부는 물론 가맹사업자와 그 가정도 함께 무너진다. 사회적 책임과 기업가 정신으로 철저하게 무장하고 뛰어들어야 하는 분야다. 예비 창업자들은 대표의 스타성에 기대기보다 이 가맹본부가 브랜드를 어떻게 잘 운영하고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유재은 프랜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