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상승 여력은 충분합니다. 조정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합니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매니저(37)는 “일본 리츠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조하기 때문에 올해도 지난해만큼의 수익을 기대해볼 만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운용하는 ‘삼성J-REITs’의 지난해 수익률은 25.58%(A클래스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일본 리츠 지수 상승률(20.93%)을 웃돈다. 2018년 말 120억원에 불과했던 순자산은 1507억원(2월 5일 기준) 규모로 커졌다.
박 매니저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담는 방식이 아니라 철저한 종목 분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각 리츠의 사업내용, 재무제표뿐 아니라 리츠가 담고 있는 부동산 물건까지 모두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한다”며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업용부동산투자분석가(CCIM) 자격증을 취득한 게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리츠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매니저는 “지난해 시장이 많이 오른 데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다 미·중 무역합의로 인컴형 자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연말 이후 조정을 받았지만 이는 일시적일 것”이라며 “이 덕분에 일본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3.6%로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올해 열리는 도쿄올림픽도 긍정적이다. 올림픽 개최 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박 매니저는 “개최지로 결정된 후 서서히 오르다가 올림픽이 열리고 난 뒤 폭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 정부도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어 재개발에 따른 가격 상승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공실률 개선 및 임대료 상승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도쿄 중심 지역 오피스의 공실률은 1.56%로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이사 등에 따른 공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만실인 셈이다. 박 매니저는 “3.3㎡당 평균 임대료도 2만2066엔으로 71개월째 상승하고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로 조달 비용도 줄고 있고 배당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츠가 주주 친화적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그는 “자사주 매입, 운용수수료 인하, 성과에 비례한 운용보수 체계 도입, 지배구조 개편 등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 투자하는 ‘삼성아시아퍼시픽리츠’도 선보였다. 박 매니저는 “호주 싱가포르 홍콩 지역의 리츠들이 우호적 정부 정책 및 경기 호황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일본보다 상승 여력은 오히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펀드는 국내 시장에 상장된 리츠도 담고 있다. 그는 “지난해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정책이 발표되는 등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다만 개별 종목은 변동성이 크고, 배당 지속성 여부도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만큼 펀드 등 간접투자 방식이 더 나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