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사태는 특정인의 독단적 의사결정으로 발생했다. 위법 행위도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라임의 환매연기 펀드 규모는 4개의 모(母) 펀드와 모·자(母子) 관계에 있는 173개의 자(子) 펀드 등 약 1조7200억원이다. 금감원은 환매연기 펀드의 신속한 환매 재개를 위해 모 펀드에 대한 자산실사를 추진했고, 부적정 운용 등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라임이 비정상적으로 펀드를 운용 설계하면서도 불투명한 투자의사 결정으로 피해를 키웠다고 봤다. 장기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개방형, 단기 폐쇄형 구조를 채택해 장단기 만기 불일치가 만들어졌다.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원금 이상의 자금이 사모사채 등 투명성이 결여된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됐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운용사의 펀드 투자자산을 담보로 자산을 대신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내부통제나 심사 절차 없이 특정인(이종필 라임 전 운용총괄대표)이 펀드를 독단으로 운용하면서 다수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특정 펀드의 손실 발생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해 수차례 부실자산을 인수했고, 일부 임직원은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라임 임직원 전용 펀드 등을 통해 거액의 부당 이득을 취득하기도 했다. 특정 코스닥 법인 전환사채(CB)에 투자할 경우 큰 이익 발생이 확실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활용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펀드의 이익을 해하면서 다른 펀드의 이익 도모를 금지하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면서 "투자자를 기망해 부당하게 판매하거나 운용보수 등의 이익을 취득한 특경법상 사기에도 해당된다"라고 설명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