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터키 경기 침체에 코로나까지 겹악재에 휩싸인 CG CGV

입력 2020-02-14 11:28
수정 2020-02-14 11:30
≪이 기사는 02월13일(01: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국내 1위 영화관사업자 CJ CGV의 재무안정성을 공개적으로 우려하고 나섰다. 총수익스와프(TRS) 평가손실이 실제 현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CJ CGV의 지난해 실적을 검토하고 이같이 밝혔다. CJ CGV는 지난해 1조94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외 사이트 확장과 박스오피스 호조에 힘입어서다.

하지만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2390억원에 달했다. 전년(-1885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커졌다. 757억원 규모 TRS 평가손실과 1272억원 규모 터키법인의 영업권 손상차손 등 영업외손실 탓이다.



CJ CGV는 2016년 터키법인을 인수할 때 당시 재무적투자자(FI)인 메리츠증권과 TRS 계약을 체결했다. FI가 투자목적회사(SPC)인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900억원 안팎의 기초자산에 대해 2021년 TRS 정산기일을 기준으로 공정가치가 투자원금을 밑돌면 CJ CGV가 차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CJ CGV는 매 분기 말 환율 변동으로 인한 공정가치 변동분을 파생상품평가손익으로 인식하고 있다.

CJ CGV는 터키의 경기 침체와 박스오피스 부진에 따라 TRS 평가손실을 떠안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손실은 3046억원 정도다. 나이스 신용평가는 터키의 경제 상황을 감안했을 때 내년으로 예정된 TRS 정산 때 실질적으로 대규모 현금 상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중국법인의 영업 중단으로 연결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CJ CGV는 지난달 14일부터 중국 소재 모든 극장의 영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서다.

중국법인은 연결 매출의 17.9%, 영업이익의 23.6%(2018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영업실적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은 코로나19의 지속 시간과 확산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올해 영업수익성은 전년 대비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 CGV의 신용등급으로 A+를 매기고 있다.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해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