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평생 호흡장애? 감기 증상 정도로 끝날 수도

입력 2020-02-14 17:05
수정 2020-02-15 00:3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두려움을 키운다.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근거 없는 낭설에 현혹돼선 안 된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피막이 있기 때문에 흔히 쓰는 소독제에 약하다”며 “병원용 알코올 기반 손소독제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오염됐다고 해도 손 소독을 잘 하면 감염 위험이 없다”고 했다.

공기 중 생존 시간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환자와 대중교통을 함께 타거나 같은 공간에 있을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 환자와 대형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본 뒤 감염된 환자 사례가 있다. 최 교수는 “실내, 대중교통 등 한정된 공간에서는 마스크만 신뢰하지 말고 손 씻기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비행기에 타면 감염 위험이 높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기체 내에서는 공기가 한 방향으로 흐르는 데다 에어커튼이 있어 공기가 멀리까지 퍼지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비행기 안에 감염자가 있다고 모든 사람이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종 인플루엔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사례를 보면 감염자와 1m 거리 내에 있는 사람 정도만 전파 위험이 있다.

눈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바이러스는 점막을 통해 감염을 일으킨다. 코, 입, 눈 안쪽의 촉촉한 피부다. 각막도 점막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 고글 등을 쓰는 이유다. 다만 눈으로 보기만 한다고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무증상기 바이러스 전파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2015년 국내에서 유행한 메르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기침 등의 증상이 심할 때 전파력이 높았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보다 일찍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 교수는 “바이러스를 받아 남한테 주는 데까지 시간이 훨씬 적게 걸린다”고 했다.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증식한 뒤 남에게 전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메르스는 평균 13일이었다. 하지만 중국 내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19는 7일이다. 코로나19 환자에게 증상이 생길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5일 정도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증상만으로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증상만 보고는 감기, 독감 등과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중국에서 나온 초기 연구를 보면 환자의 100%가 발열 증상을 호소했다. 80%는 기침을 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폐렴이 생긴 입원환자에게서 나타난 특징이다. 국내에는 감기몸살로 증상이 시작되는 환자가 많았다. 이 때문에 증상보다는 위험지역을 방문했는지, 환자와 접촉했는지 등을 토대로 의심 환자를 분류한다.

감염 후 후유증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감염되면 폐 섬유화 때문에 평생 호흡장애를 겪어야 한다는 얘기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오르내린다. 최 교수는 “병이 얼마나 심한가에 따라 다르다”며 “감기 정도로 가볍게 앓는다면 폐 기능이 떨어질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다만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폐렴이라면 폐 조직이 굳어져 폐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국내에선 이 정도로 심한 환자는 없었다.

폐렴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하지만 폐렴 예방접종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을 예방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폐렴 예방접종은 폐렴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균 중 하나인 폐렴알균(폐렴구균)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폐렴알균은 전체 성인 폐렴의 40%를 차지한다. 백신을 맞아도 나머지 60% 원인 때문에 생기는 폐렴은 예방할 수 없다. 바이러스성 폐렴도 마찬가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