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지하 식품관, 슈퍼가 운영…오프라인 매장 통합 속도낸다

입력 2020-02-13 17:32
수정 2020-02-14 01:33
롯데쇼핑(대표 강희태 부회장·사진)은 1조원대 적자를 발표한 뒤 곧바로 ‘2020 운영전략’이란 이름으로 체질개선 방안을 내놨다. 핵심은 비효율 매장을 제거하고 업태 간 구분을 없애는 것이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정리한다. 현재 롯데쇼핑이 운영 중인 매장은 718개. 슈퍼가 412개로 가장 많고, 마트(124개), 롭스(131개), 백화점·아울렛(51개)이 그 뒤를 잇는다. 이 중 약 200곳의 문을 순차적으로 닫겠다고 롯데쇼핑은 밝혔다.

폐점 매장은 적자를 크게 내고 있는 임차 매장 위주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임차료가 크게 치솟았고, 이로 인해 수익을 못 내는 매장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내 가장 큰 적자를 내는 슈퍼는 89%가 임차매장이다. 롭스는 131개 매장 전부를 임차로 쓰고 있다. 이 때문에 폐점 매장은 슈퍼, 롭스, 마트 순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업부 간 분리경영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과거 백화점, 마트, 슈퍼 등은 철저히 따로 운영됐다. 온라인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통합 작업이 이뤄졌으나, 오프라인 매장 간 통합은 지지부진했다. 공동구매로 ‘바잉파워’를 높여 구매 단가를 낮추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이유다.

롯데쇼핑은 앞으로 각자의 경쟁력을 살리되 매장은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예컨대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백화점 내 식품관은 슈퍼가 맡아서 하는 방식이다. 슈퍼가 식품에서는 전문적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 분야에서 좋은 상품을 싸게 가져오는 데도 백화점보다 훨씬 유리하다. 이와 비슷하게 대형마트 내 패션 코너에는 백화점 상품기획자(MD)가 투입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소비자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롯데쇼핑의 계열사인 롯데멤버스는 약 3900만 명의 회원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동안 이 멤버십 회원들의 관리를 백화점, 마트, 온라인 등이 따로 했다. 앞으로는 이 회원들의 구매 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제안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 롯데닷컴 앱에서 커피를 구매한 사람에게 인근 마트가 초콜릿을 할인할 때 알림을 보내주는 식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