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한 원색, 인테리어 용품 같은 줄무늬 디자인, 한 손에 잡히는 크기.
빨간색 원통형의 방향제처럼 생긴 이 제품은 세계 성인용품 1위 업체 텐가가 내놓은 남성용 기구 ‘오리지널 버큠 컵’이다. 겉만 보면 성인용품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해외 성인용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폐쇄적이었던 성 인식이 개방적으로 바뀌자, 콘돔이나 젤 이외의 다양한 기구를 소개하며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폭넓은 연령대를 겨냥해 남성과 여성 각각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성인용품업체 텐가(사진)는 성인용품 브랜드 최초로 국내에 팝업스토어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서울 연남동에서 14일부터 23일까지 운영한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연남동을 택했다. 텐가가 내놓은 200여 종의 제품을 전시 판매한다. 달걀이나 리모컨을 연상시키는 남성용품뿐 아니라 립스틱, 새 모양을 본뜬 여성용 기구도 전시한다.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김기조 작가와 작업한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내놨다. 이곳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간접 체험해볼 수 있다. 신분증을 지참한 만 19세 이상 성인만 입장 가능하다. 텐가 관계자는 “성인용품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11일에는 영국의 성인용품 브랜드 락오프가 국내에 공식 진출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다. 락오프는 립스틱 케이스를 닮은 여성용 기구 ‘미니멀 로-불렛’으로 유명해진 업체다. 이 제품은 600만 개 이상 팔렸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해외 성인용품 브랜드는 20여 개가 넘는다. 텐가는 2016년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7년엔 화려한 디자인으로 ‘성인용품계의 명품’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제쥬’를 비롯해 프랑스 성인용품 브랜드 ‘잘로’가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독일 ‘위바이브’도 모바일 앱을 통해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여성용 제품을 팔고 있다.
음지에 머무르던 성인용품 매장도 번화가에 등장하고 있다. 성인용품 프랜차이즈 레드컨테이너는 2017년 서울 이태원에 1호점을 연 뒤 현재 16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세계 성인용품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국내 성인용품 시장 규모는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
안효주/오현우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