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호재, 풍선효과 등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경기 남부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일부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綠室)회의를 열고 최근 과열이 있는 일부 지역의 주택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집 값이 급등하고 있는 수원·용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조만간 주거정책심위위원회를 열고 수원과 용인·성남 일부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기로 했다. 조정대상지역은 집값 상승률이나 청약 경쟁률이 높아 과열이 우려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 가능 규모가 줄어들고 양도소득세도 중과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수원 권선구는 2.54% 올랐고, 영통구는 2.24%, 팔달구는 2.15% 오르는 등 1주일새 2%가 넘는 폭등세를 보였다. 용인 수지구도 성복역 인근과 풍덕천 중심으로 1.05%, 기흥구는 광교 인근 영덕동과 서천동 위주로 0.68% 오르는 등 가파르게 뛰었다.
정부의 12·16 대책 이후 서울 강남 3구 등의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자 수용성 같은 규제가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매매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특히 수원은 신분당선, GTX-C 등 교통 확충에 더불어 올해 경기도청 신청사, 한국가스안전공사 공공기관 이전 등 각종 호재가 몰려있어 올해 들어 호가가 1억~2억씩 급등한 단지가 많다.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우수한 용인과 성남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쏠린다.
수용성 지역 가운데 수원 팔달구와 광교지구, 용인 수지·기흥, 성남은 전역이 이미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수원 권선·영통구 등지가 추가 지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일단 조정대상지역만 지정하고 상황을 지켜본 뒤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규제를 확대할지, 이번에 수원 재개발 사업지 등을 고려해 투기과열지구로 동시에 묶을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LTV·DTI가 40%로 제한되고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