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와 이성민이 한배를 탔다. 이와 함께 본격적으로 유태오 잡기에 돌입, 텐션이 마를 틈 없는 ‘금융전쟁’이 펼쳐져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단히 붙들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머니게임’ 8회에서는 채이헌(고수 분)과 허재(이성민 분)가 바하마를 잡기 위해 의기투합하며 ‘채이헌-허재-이혜준(심은경 분) vs 바하마 유진한(유태오 분)’의 구도로 금융전쟁의 전열이 재정비됐다.
채이헌이 허재의 오른팔이 된 이유는 ‘한국형 토빈세’를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토빈세란 해외 투기 자본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세금으로, 바하마의 먹튀를 저지하기 위한 허재의 대책이었다. 이에 채이헌은 TF팀의 인적 구성부터 세법의 구체적인 내용에 이르기까지, 전권을 달라는 조건하에 허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채이헌은 곧장 세법에 능한 조희봉(조재룡 분)과 글로벌 금융에 대해 해박한 한상민(최웅 분)을 멤버로 발탁해 극비리에 한국형 토빈세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혜준에게는 이 사실을 끝내 함구했다. 이에 이혜준은 깊은 오해를 품고 채이헌에게 등을 돌려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채이헌-허재가 ‘바하마 잡기’에 돌입한 가운데 유진한 역시 허재의 뒤통수를 칠 계획에 착수했다. 유진한은 허재의 오랜 라이벌인 국회의원 배진수(손종학 분)에게 접근해 허재를 인사청문회에서 낙마시킬 소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청문회 전에 배진수가 폭탄을 들고 있다는 정보를 얻은 허재는 배진수의 협박거리를 찾아 그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보란듯이 청문회를 통과해 경제부총리에 임명됐다. 그리고 그는 바라왔던 ‘재벌 길들이기’에 돌입하는 등 경제구조를 손보기 시작했다.
한편 유진한은 이혜준에 대한 호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혜준 몰래 그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가 하면 이혜준의 고모부 진수호(김정팔 분)에게 접근하기도 했다. 나아가 나준표(최병모 분)를 통해 채이헌이 극비리에 한국형 토빈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은 유진한은, 이를 이혜준과 단둘이 만나는 핑계거리로 사용하기까지 해 흥미를 자아냈다.
유진한이 채이헌-허재의 ‘패’를 알아차린 것처럼 채이헌-허재도 유진한의 수상쩍은 동태를 알아차렸다. 유진한이 허재와 약속했던 2년의 투자기간을 어기고 정인은행을 매각한 뒤 한국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 격분한 허재는 유진한을 찾아가 약속을 상기시켰지만, 유진한은 뻔뻔스럽게도 ‘공식 계약서를 안 썼다’며 발뺌해 시청자들의 분노지수를 높였다. 급기야 그는 한국 정부가 바하마의 철수를 방해할 경우 ISDS(투자자와 국가간에 벌어지는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공분을 자아냈다. 만약 유진한의 계획대로 바하마의 먹튀가 실현된다면 대한민국은 무려 4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 코앞에 다가온 끔찍한 경제 재난이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그러나 극 말미에는 뜻밖에 반격의 실마리가 생겨났다. 바로 이혜준이 ‘한국형 토빈세 TF팀’에 합류한 것. 허재는 유진한이 이혜준에게 사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뒤 이를 활용할 목적으로 이혜준에게 TF팀 합류를 제안했고 이혜준은 기꺼이 정보원 역할을 자처했다. 이로써 정책과 전략을 이용한 전쟁에서 한발 나아가 첩보전까지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기대감이 고조된다. 나아가 ‘한국형 토빈세 TF팀’과 바하마 유진한이 서로의 패를 알아차린 상태에서 속도전을 예고한 만큼, 한층 다이내믹해진 전개를 기대케 한다.
한편 ‘머니게임’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최대의 금융스캔들 속에서 국가적 비극을 막으려는 이들의 숨가쁜 사투와 첨예한 신념 대립을 그린 드라마. 오늘(13일) 오후 9시 30분에 10회가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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