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버티기'에 호남 3당 통합도 결렬 수순

입력 2020-02-12 09:51
수정 2020-02-12 09:53

호남 3당 통합의 결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전날(11일) 첫 공식 통합추진기구 회의를 열고 오는 17일까지 조건 없는 통합을 진행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선 후퇴를 거부, 통합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과 대안신당은 "손 대표 체제 하 통합은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박주선 통합추진위원장이 손 대표 사퇴 설득에 최종 실패해 통합 협상이 불가피하게 결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지난주 이찬열·김관영·김성식 등 지역구 의원 3명이 연쇄 탈당했다. 손 대표는 의석수가 20석에서 17석으로 줄며 교섭단체가 붕괴되자 '호남통합' 카드를 꺼냈다.

손 대표는 지난해 "추석까지 당 지지율 10% 안 되면 그만두겠다"고 약속했지만 입장을 바꾼 바 있고, 안철수 전 의원이 돌아오면 전권을 주겠다고 했지만 또 입장을 번복했다.

손 대표는 지난달에는 사퇴를 권유하는 당직자들에게 "개X끼들" "당 대표 절대 못 그만둔다" 등의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손 대표가 취임 후 줄곧 사퇴 압박을 받으면서 사퇴 요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듯하다. 사퇴란 단어만 나와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퇴를 권유하는 분들이 충심으로 말해도 '무슨 의도가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니 대화가 제대로 안 된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가 버티기에 나서면서 통합추진기구에서는 손 대표를 빼고 3당 의원들이 제3지대에서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