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기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와 위·아래로 여닫는 새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를 열고 갤럭시S20과 갤럭시Z플립,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플러스' 등을 공개했다.
관심이 쏠린 건 1억800만화소 메인카메라를 채택해 큰 화질 손상 없이 무려 100배 줌까지 가능한 '갤럭시S20울트라'였다. 언팩 행사에서도 갤럭시S20 울트라의 성능을 알리는 데 상당 시간을 투입했다.
양쪽으로 펼치고 접는 기존 폴더블폰 폼팩터에서 벗어나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질) 형태 갤럭시Z플립도 주목받았다. 갤럭시Z플립은 펼쳤을 땐 6.7인치 크기지만 접었을 땐 4인치로 줄어 휴대성이 뛰어나다. 각도 조절이 자유로워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셀프카메라 촬영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최신 성능을 갖춘 플래그십으로 프리미엄폰과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리더로 나서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폰으로 스마트폰 폼팩터(특정적 기기 형태) 기준까지 제시하겠다는 목표로 읽힌다. 삼성전자 올해 무선사업부가 세운 전략의 일환이다.
다만 가격대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핵심으로 내세우는 갤럭시S20울트라의 가격은 159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갤럭시Z플립은 165만원으로 두 기기의 가격 차이는 불과 5만원대에 그친다.
갤럭시S 시리즈의 전작 갤럭시S10플러스 가격은 115만5000원, 갤럭시Z플립의 전작 격인 갤럭시 폴드 가격이 239만8000원이었다. 프리미엄 라인업 S시리즈 플래그십 최고 사양 기종 가격은 올리고 폴더블폰 가격은 내리면서 격차가 120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확 줄어든 것이다.
두 기기 값에 큰 차이가 없는 탓에 고객층이 겹쳐 자칫 '제 살 깎아먹기'가 될 가능성이 있단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0 울트라와 갤럭시Z플립의 가격대에 큰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는 '접느냐 마느냐' 중에 선택해 새 스마트폰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들에 거는 기대는 크다. 지난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의 영업이익은 9조2700억원이었다. 영업익 10조원 달성에 실패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었다.
업계는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10이 다소 부진했던 게 뼈아팠다고 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 갤럭시S10의 글로벌 출하량은 3600만대였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흥행 기준은 대략 4000만대로 본다. 삼성은 이 기록을 5년 전인 갤럭시S7 이후 깬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갤럭시S20 시리즈의 흥행을 점치고 있다. 갤럭시S20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 40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한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5G 상용화 지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스마트폰 교체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