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몇 번이면 짜장면 한 그릇, 우유 한 팩도 현관에서 받을 수 있는 시대다.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 대행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전업 배달 기사가 급증했고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물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배민라이더의 2019년 하반기 평균 소득이 월 379만원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배민라이더는 전업으로 일하는 기사들이다. 배달 주문이 많아지면서 월평균 312만원을 벌어들였던 상반기보다 소득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들의 지갑이 두툼해지는 시기는 연말이다. 배민라이더의 지난해 12월 평균 소득은 423만원에 달했다. 이 기간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사는 632만원을 벌어들였다.
업무 시간은 직장인과 엇비슷하다. 지난해 배민라이더들의 주당 평균 배달 시간은 41시간으로 나타났다. 주문 시 고객이 지급한 배달 수수료는 건당 3214원으로 집계됐다. 라이더들이 받은 평균 배달료는 건당 4342원으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 배달 기사인 배민커넥터의 수입도 상당하다. 퇴근길 부업으로 하는 직장인과 아르바이트가 필요한 대학생이 배민커넥터로 활동한다. 이들은 자전거나 도보로 근거리 주문을 처리하는데 하루 4시간, 주 3회 이상 근무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월평균 160만원을 벌어들였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배민라이더는 2만원, 배민커넥터는 1만3000원 수준이다.
배달 기사 수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아한청년들에서 일하는 배민라이더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300여 명이다. 918명이었던 2018년 12월과 비교하면 배달 기사 수가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배민커넥트, 부릉프렌즈, 쿠팡이츠 등 시간제 배달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플랫폼도 많아졌다. 배민커넥터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반년 만에 1만4000여 명으로 불어났다. 우아한청년들은 지난해 하반기 배민라이더와 배민커넥터 신규 계약자 수가 월평균 2600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배민에서만 하루 100여 명의 배달 대행 기사가 늘어났다는 계산이다.
일각에서는 ‘고소득 배달 기사’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 300만원 이상 벌어들인다고 해도 오토바이 관리비, 유류비, 보험료에 프로그램(플랫폼) 수수료 등까지 더하면 100만원 정도 빠져나간다는 게 배달 기사들의 설명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