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서럽다는 우한 교민 "호캉스 왔냐?" vs "당연한 불만"[이슈+]

입력 2020-02-12 14:06
수정 2020-02-12 14:08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돼 있는 한 우한 교민이 정부에서 지급하는 도시락 식단에 불만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한 교민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장소로 태그한 후 매일 제공되는 도시락 사진과 후기를 남겼다.

지난 2일 A 씨는 "격리 3일차. 간식이 너무 풍부하고 투머치다. 간식은 절반이면 될 것 같고. 과일을 더 챙겨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식단도 너무 살찌는 식단이다"라고 했다.

이어 "제일 마음에 안 드는 건 바로 찬밥이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냐고 할 수 있지만 인생의 가장 큰 낙 중 하나가 맛있고 만족하는 식사인 나에게 진짜 때 놓친 식사를 데워주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로)버리게 하는 이 시스템은 정말 죄악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A 씨는 지난 3일에도 "찬밥, 찬국 너무 싫다. 서럽다. 진짜 30분만 늦어도 너무 차가움"이라고 재차 불만을 토로했다.

격리 10일차에 청와대에서 제공한 장어 도시락에 대해서는 "대통령 제공 식사라고 해서 엄청 궁금했는데 장어였다. 여전히 차갑다. 차가운 장어 드셔보신 분. 음식 남겨서 죄송해요. 찬밥신세"라고 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호캉스(호텔+바캉스 합성어)온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우한 교민들을 전세기로 데려오기 위해 정부와 민간에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생했는데 밥투정을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A 씨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은 "고작 (격리기간)2주도 못 참나. 우한 교민 수용 때문에 주변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배부른 소리"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인 줄 아느냐"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거냐" 등의 의견을 남겼다.

반면 A 씨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2주 동안 가둬놓고 찬밥만 나오면 나도 불만이 생길 것 같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자"라고 했다.

이외에도 "구조된 사람은 무조건 주는대로 먹어야 되나" "따뜻한 밥 주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정부에서 배려해야 한다" "우한 교민들이 죄수냐" 등의 의견을 남겼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