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축하했다. 하지만 축사가 내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일부 있어 일각에서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위원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봉준호 감독이 한국 영화 101년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며 "각본상에 감독상, 작품상까지 4관왕"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며 첫째로 공정이 무너진 사회, 둘째로 영화 생태계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우리 사회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닐 것"이라며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 "미국 파라마운트사는 1948년 '영화관을 모두 매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고, 미국에서는 영화제작사가 영화관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기획, 투자, 제작, 배급에 영화관까지 운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00만 명을 동원한 영화 1편도 좋지만, 100만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 10편 중 제가 보고 싶은 걸 골라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안 위원장의 글만 놓고 본다면 문제가 없지만, '기생충'과는 동떨어진 얘기라는 반응도 있다.
'기생충'은 지난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국내 대기업 중 하나인 CJ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배급을 담당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 당시 이미경 CJ 부회장이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안 위원장이 "1000만 영화 보다 100만 영화", "대기업 투자 배급" 등을 지적하는 건 '기생충'의 사례와 맞지 않다는 것. "'기생충'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축하 메시지를 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에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기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포함해 총 4개 부문 오스카를 차지했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것도 '기생충'이 처음이지만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도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수상한 후 문화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축하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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