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원 집사' 데이비드 윤, 4년 만에 한국 송환…"한국서 재판 받는다"

입력 2020-02-11 10:38
수정 2020-02-11 10:40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독일 도피 등을 도우며 '최순실 집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윤영식) 씨가 4년 만에 한국에 송환된다.

네덜란드 법원은 10일(현지시간) 윤 씨의 한국 송환을 허가했다. 노르트홀란트주 법원 결정문을 입수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는 결백하고 석방돼야 한다'는 윤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히려 윤 씨가 적어도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을 수 있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문서위조, 자금세탁, 알선수재, 사기 등의 혐의가 인정되면 한국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에서도 처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또 '한국으로 송환되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윤 씨의 주장에 대해 "한국과 네덜란드 간 범죄인 인도 조약을 고려할 때 한국은 유럽인권조약(ECHR) 6조에서 규정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라고 판단, 기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의 국내 정치 상황을 볼 때 정치적으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윤 씨의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것은 정치적 이유가 아니며, 한국의 정치 상황은 네덜란드 법원이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밖에 △체포영장의 진본 여부가 불확실하다 △한국에서 전문가를 불러 추가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 등 윤 씨의 주장 모두 기각됐다.

네덜란드 재판부의 이 같은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면 인터폴 수배 끝에 네덜란드에서 체포돼 하를렘 인근 구치소에 8개월간 수감돼 있던 윤 씨는 한국으로 송환,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윤 씨는 이같은 결정에 불복해 한 차례 대법원에 상소할 수 있다. 대법원이 상소를 기각할 경우 법무부 장관의 최종 결정에 따라 송환이 확정된다.

한국 국적의 독일영주권자인 윤 씨는 최순실의 독일 생활과 코어스포츠 운영을 도와준 인물로, 2016년 국정농단 수사 이후 독일로 출국한 후 종적을 감췄다. 지난해 5월3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현지 헌병에 검거돼 한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재판을 받아 왔다.

윤 씨는 2016년 초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부지가 뉴스테이 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작업비 명목으로 3억 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