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출신 방송인 정선희가 먼저 하늘로 떠난 남편 안재환과 친구 최진실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한 정선희는 고 안재환 사망 후 12년이 지난 지금도 그를 기리고 있다고 했다.
정선희는 "힘든 감정이 오래갔다. 지금도 모든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정선희와 안재환은 2007년 결혼했고 신혼 생활은 길지 않았다.
안재환이 극단적 선택으로 2008년 9월 8일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현장엔 유서도 있었다. 경찰은 사업 실패 등의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건은 종결됐다.
정선희는 "연애 시절 채무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돈을 빌리고 갚고 몇 차례 있었는데 그게 불안했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금전 문제가 있었지만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고 내가 다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게 자신감이 아닌 오만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마지막 모습이 좋지 않아 더 기억에 남는다. 9월이 기일인데 그 쯤 몸이 아파온다. 꿈에 잘 나오지 않는데 그때 쯤이면 꿈에 나온다"고 털어놨다.
남편을 잃은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한달 뒤 정선희는 절친을 잃었다.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최진실이 2008년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정선희는 고 최진실의 자녀 환희 , 준희와 아직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얼마나 생각이 깊은지 모른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철이 없어도 되는데 저보다 더 어른같다"고 말했다.
최진실은 안재환 자살 사건에 관련해 사채업 루머 등으로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희는 7개월 만에 라디오 DJ로 방송에 복귀했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동료들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너무 일찍 복귀해서 욕을 먹었다. 7개월 만에 라디오에 복귀한 것 같다. 빚을 많이 져서 뭐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댓글을 보니 죽어야 할 것 같았다. 그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 나는 괴물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악플은 '웃고 얘기하는 것도 무섭다'는 것이었다. 용의 선상에서 나를 보는 시선과 루머들이 있었고, 그렇게 심하게 오해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살았고 상황이 말을 해주지 않을까 했는데 모르더라. 내가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말하지 않으면 알아주지 않더라"라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선희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어렵게 털어놨다. 그는 "우울감이 커져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약도 먹고 스스로를 해쳤다. 엄마가 약을 변기에서 발견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무서웠다. 그때 남편을 용서했다"고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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