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98개 기업에 257종 제품화 지원…'산학협력 1번지' 대구한의대 눈길

입력 2020-02-11 17:43
수정 2020-02-12 08:23
대구한의대(총장 변창훈)는 지난해 6월 대학이 보유한 인체 부착형 치료장치 특허기술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의료기기 제조사 어드벤처스벤처에 10만달러를 받고 이전했다. 이 특허기술은 손목형 혈압계에 손목 안쪽 경혈인 내관혈을 자극하는 소형 경피신경자극기를 부착한 것이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혈압 상승 시에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대구한의대 관계자는 “대구·경북 대학이 보유한 지식재산권을 해외 기업에 매각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 특허기술의 토대가 된 김희영 한의예과 교수의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2018년 10월호에 게재됐다. 대구한의대는 논문을 게재한 이후 미국의 두 개 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 제안을 받았다.


대구한의대는 화장품 분야 산학협력 강화 등 기업 지원을 위한 연구개발뿐 아니라 각종 사회문제 해결까지 산학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대구한의대 링크(LINC)플러스 사업단은 기업 지원을 위한 팩토리 랩 외에 지역사회 문제해결형 연구실인 리빙 랩을 확충해 산학융합연구를 대폭 확대했다. 화장품공학부와 물리치료학과, 노인복지학과 등 대구한의대 26개 학과가 참여한다.

팩토리 랩은 기능성 화장품, 화장품 소재, 제약, 기능성 식품 등 5개 특성화 분야 융복합연구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리빙 랩은 사회적 경제, 의료관광, 마을 만들기, 6차산업, 진로체험, 전통시장 등 8개 분야를 지원한다.

대구한의대는 경상북도, 경산시와 함께 K뷰티산업 육성사업을 전개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98개 화장품 기업에 257종의 제품 개발과 상품화를 지원했다. 2016년 19개이던 경북도 내 화장품 기업은 지난해 52개로, 매출은 73억원에서 675억원으로 증가했다.

박재효 대구한의대 물리치료학과 교수는 대구의 사회적 기업인 비위더스(대표 박승용)의 휠체어 트레드밀 시제품 제작을 지원했다. 박승용 대표는 “척수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장비 제작이 어려워 대구한의대에 지원을 요청해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대구한의대는 트레드밀의 롤러와 휠체어 바퀴의 구동간격, 디스플레이를 보는 위치와 팔 각도 등을 조절하는 애로 기술을 해결했다. 박재효 교수는 “수입제품의 가격이 비싸 장애인들이 쉽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국산화하면 절반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대구한의대 링크플러스 사업단장은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바이오·뷰티산업을 기반으로 마을 만들기, 진로체험, 의료관광, 전통시장 등 폭넓은 분야에서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