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정상급 선수들이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타이틀 쟁탈전에 들어간다. 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세계랭킹 8위)를 비롯해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 2위 브룩스 켑카(30·미국) 등 세계 10위권 선수 중 9명이 모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장이 있는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은 현대·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의 차 이름을 따온 지역이기도 하다.
오픈→인비테이셔널 격상, 달라진 위상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은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여 있는 2019~2020시즌 PGA투어의 실질적인 개막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전 대회 대다수는 이번 대회와 비교해 인지도가 약하다. 톱10 선수들이 대거 몰리는 대회는 올해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이 처음이다.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의 달라진 위상 덕분이기도 하다.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제네시스 오픈’으로 열렸다. 앞서 대회 주최 측인 제네시스와 PGA투어는 협약을 통해 인비테이셔널로 격상했다. 주최 측의 선수 초청 권한이 커지고 총 참가자 수도 144명에서 119명으로 줄었다. 지난해까지 우승자에게 준 1년짜리 PGA투어 시드는 3년으로 확대됐다. 총 상금도 지난해 740만달러에서 930만달러로 대폭 올랐다.
인비테이셔널로 올라서면서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은 우즈를 상징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회는 타이거우즈재단이 운영하고 우즈가 호스트(주최자 자격)를 맡는다. PGA투어에는 두 레전드인 잭 니클라우스와 아널드 파머를 상징하는 메모리얼토너먼트,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이 있다. 우즈는 이 대회로 니클라우스, 파머와 함께 은퇴 후 레전드 반열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우즈와 애증관계의 리비에라CC
우즈가 리비에라CC 무승 가뭄을 끝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즈가 자란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러스에서 1시간 거리인 리비에라CC는 우즈에게 ‘애증의 골프장’이다. 1992년 만 16세 나이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처음 출전한 PGA투어 대회가 리비에라CC에서 열린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당시 닛산 LA오픈)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열두 번을 경기하고도 트로피를 수집하지 못했다. 우즈가 네 번 이상 참가해 우승하지 못한 대회는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이 유일하다.
우즈는 “확실히 리비에라는 나와 애증의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여기서 경기하기를 좋아하고 어릴 적 아버지와도 이곳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왜 성적이 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매킬로이와 켑카의 대결도 볼거리다. 켑카는 10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매킬로이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대회는 켑카가 출전하는 새해 첫 PGA투어 대회다. 켑카는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CJ컵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주로 유러피언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임성재(22), 김시우(25), 강성훈(33), 이경훈(29) 등 PGA투어 소속 선수 외에 지난해 국내 투어(KPGA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인 문경준(38) 등 한국 선수들도 대거 출전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