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는 안정국가산업단지에 연간 100만t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할 수 있는 허브를 구축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시는 지난 7일 안정국가산단 성동조선 기술연구센터에서 SK가스 대림코퍼레이션 대선조선 등 16개 기업과 ‘소규모 LNG 허브 구축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통영시와 기업들은 2023년까지 2500억원을 들여 성동조선해양 3야드 21만여㎡ 부지에 LNG ISO(국제표준기구) 탱크컨테이너 제작공장과 출하설비, 선박 접안시설 등을 갖춘 LNG 터미널을 조성한다.
ISO 탱크컨테이너는 국제 기준에 맞춘 선적용 컨테이너로 LNG 저장 탱크다. 해상뿐만 아니라 육상에서도 수송이 편리해 천연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정용 액화석유가스(LPG)처럼 LNG 배관 인프라가 없는 지역에도 안전하게 LNG를 공급할 수 있다.
시는 지난해 7월 가스공사 가스연구원을 면담한 데 이어 9월에는 ‘LNG 인수기지 기반 중국 수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이 TF에는 사업화 기관은 물론 탱크컨테이너 제작사, 컨설팅 회사, 기술·사업화 지원 공공기관 등도 참여했다.
통영시가 소규모 LNG 허브 구축에 집중한 것은 중국 시장 진출을 겨냥해서다. 중국은 2017년 기준 세계 2위 LNG 수입국으로, 업계에서는 2030년이면 중국 내 수요량이 두 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내 LNG 수입 물량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입 기반은 취약해 한국에서 ISO 탱크컨테이너를 이용한 LNG 수출 전략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통영시는 내다봤다.
여기에 한국가스공사 통영인수기지의 유휴 저장탱크 및 출하설비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통영항의 지리적 입지 및 기반시설도 갖춰져 있어 통영이 LNG 중국 수출의 최적지로 꼽힌다.
통영시는 LNG 허브 구축사업이 조선업 침체로 활력을 잃은 안정국가산단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한때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 가야중공업 등 중소 조선업체들이 입주했던 안정국가산단은 지역 경제와 일자리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였다. 하지만 2010년을 전후한 세계 조선 경기 불황 여파로 지역 경기는 침체에 빠졌고 안정국가산단 주변 상권도 경쟁력을 잃었다.
시는 ISO 탱크컨테이너를 활용해 중국에 LNG를 연간 100만t 수출할 계획이다. 수출기지 조성으로 직접 고용 효과도 500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영=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