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이 모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에 멈췄다. 다만 12일 이후로는 대부분 공장 가동이 재개될 전망이다.
이날 기아차가 소하리, 화성, 광주 등 모든 공장 문을 닫았다. 지난 7일부터 순차 휴업에 들어간 현대차 공장들도 이날은 모두 멈춘 상태다. 현대차는 버스, 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도 이날 멈춰세웠다. 이 공장은 승용차 공장에 비해 생산량이 많지 않은 덕에 다른 공장이 멈추는 동안에도 가동을 이어왔다.
멈춰선 공장들은 12일이면 대부분 가동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GV80, 팰리세이드 등 인기차종을 생산하는 울산2공장을 11일부터 가동하고 12일부터는 모든 공장 가동 재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도 11일 이후 K5 등을 생산하는 화성공장 우선 가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중국 공장도 시범가동을 시작했다. 정부와 현대차그룹이 공장 조기 가동을 요청하고 열감지 카메라 등 방역 설비를 구축하자 중국 산둥성은 부품공장 조기 가동을 승인했다. 이에 현지 공장들은 지난 8일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을 시작했고, 1차 생산분이 이날 국내로 반입된다.
정부는 관세청의 지원으로 당일 통관을 끝내고 현대차 울산공장 등으로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이 멈추며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와 기아차 생산공장 휴업으로 타격을 받는 업체는 2·3차 협력사를 합해 5400여곳에 달하고 종사자는 50만명을 넘어선다.
중국 현지 공장이 가동되며 국내 자동차 산업의 숨통은 트였지만,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경신, 유라 등 현대기아차 협력사 중국 공장들은 와이어링 하니스 슈요의 80%를 공급하고 있었지만, 우한 폐렴 사태가 지속되는 한 정상가동은 어려운 상황이다.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가 다른 성을 다녀온 이들의 자가 격리를 지시하고 있는 탓이다. 춘제(중국의 설) 기간 고향을 다녀온 현지 직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이 당장 이전과 같은 100% 가동에 들어가긴 어렵다. 탄력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 생산 자체는 재개되겠지만 생산량은 조절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