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예의지국.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본 말이다. 예전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가리켜 ‘동쪽에 있는 예의를 잘 지키는 나라’라는 뜻으로 불렀다고 한다. 공자는 우리나라를 ‘예의 바른 군자의 나라’로 묘사하며 ‘그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고 했을 정도다. 이렇듯 우리 조상들은 ‘예절의 나라’로 존경받을 만큼 예의 바른 생활을 해왔다. 이제는 우리도 올바른 예의를 실천함으로써 신(新)동방예의지국의 위상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의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요즈음이야말로 ‘예의’가 필요한 때다.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이 아무런 조치 없이 ‘어디 어디를 돌아다녔다’는 소식에 화들짝 놀라고, 또 천정부지로 치솟은 마스크 가격에는 한숨만 나올 뿐이다.
심지어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나눠준 마스크가 중고거래사이트에서 버젓이 대량 거래되고 있다는 어이없는 소식도 있었다. 뒤늦게나마 정부에서 마스크 및 손 세정제 매점매석 행위를 대대적으로 단속한다고 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어디 그뿐인가. 개인위생을 강조하며 올바른 손 씻기 방법과 기침 예절을 적극 홍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예의를 차려야 한다. ‘국가적 위기를 기회로 한몫 잡겠다’는 잘못된 생각도 버려야 함은 물론이고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스스로 외출을 삼가자. 그리고 ‘악수보다는 정중한 인사’로 대신하고 기침할 때는 옷소매로 반드시 막는 것이 예의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 우리 모두 조상들이 보여준 예절을 적극 실천해 신동방예의지국의 면모를 보여주도록 하자.
김학수 <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