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9일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당 발기인대회에 참석,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진 전 교수는 1시간이 넘는 이날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정면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유권자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거짓말을 하거나 말을 바꾸는 것은 어느 정도 용인이 된다"면서도 "예전에는 자신을 탓할지언정 진보든 보수든 도덕의 기준은 부정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기준을 아예 바꿔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국 사태'를 언급하며 "정의가 시민을 더 이성적이고 윤리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정치가 사람들을 이성이 없는 좀비, 윤리를 잃어버린 깡패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문회에서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는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나이가 드니 화가 나면 눈물이 난다"라며 "사회주의는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까지 이야기하는 평등주의 사상인데, 그렇게 살아놓고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이념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특히 "이념과 정당이 다르더라도 우리가 합의해야 할 것은 바로 공정, 정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전 의원에게 "판단이 어려울 때는 원칙을 지켜라. 최선의 정책은 정직"이라며 "우리 사회의 이성과 윤리를 다시 세워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